中 화물선 교체…가스엔진 1만척 블루오션 열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이 내륙 수운(水運) 화물선을 천연가스 엔진 선박으로 대체하는 작업에 나섰다.
디젤유나 벙커C유를 때는 기존 선박 엔진이 내뿜는 황산화물 등으로 인해 심각해진 대기오염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효과도 기대한다.
선박용 가스 엔진은 최근에 개발됐다. 선박 엔진의 200여년 역사에서 3세대에 해당한다. 중유 엔진보다 효율이 뛰어나 연료비가 절감되는 가스 엔진은 조선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가스 엔진 선박 외에 기존 중유 엔진 선박을 가스로 추진되는 배로 대체하는 수요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중국이 가스 엔진 화물선 보급을 늘리면 조선업계에 큰 시장이 서게 된다.
◆ 충칭에 첫 가스 시설 완공=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다음 달 첫 천연가스 저장 시설을 완공한다고 전했다. 파일럿 프로젝트 가스 터미널은 충칭(重慶)에 들어서며 중국을 대표하는 가스회사 차이나가스홀딩스(중국연기ㆍ中國燃氣)가 짓고 있다. 충칭은 상하이(上海)에 이르는 창장(長江) 수운의 출발점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이미 가스 엔진이 탑재된 예인선을 발주했다. CNOOC는 이 예인선을 연말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 배는 아시아 첫 가스 추진 예인선이 된다. 이 선박에는 핀란드 바칠라와 영국 롤스로이스의 가스 엔진이 장착된다.
WSJ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가스를 상업적인 규모에서 선박 연료로 쓰는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내륙 수운에서 시작해 바다를 오가는 수송에도 가스 엔진 선박이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기반 시설을 갖추는 한편 가스 추진 선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 교통부는 내년까지 강을 오가는 가스 엔진 화물선을 2000척 보급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내륙 화물선의 2%에 해당한다. 교통부는 2020년까지 가스 엔진 화물선을 전체의 10%인 1만척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WSJ는 현재 창장을 운항하는 선박 중 몇 척만 가스로 추진력을 얻는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의 천연가스 수송기기 산업 전문 매체 NGV 글로벌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와 교통부는 지난 4월 새로 건조된 액화천연가스(LNG) 엔진 선박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LNG 엔진 선박을 늘리는 교통부의 계획은 지난해 10월 배포됐다.
◆ LNG 청정 연료로 주목=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은 황산화물 배출량을 90~95% 감소시키고 이산화탄소는 20~25% 줄인다. 창장을 비롯해 강 하구에 조성된 동남부 공업단지에서 배출하는 매연과 강을 운항하는 선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인해 인근 도시의 공기는 중국에서 가장 오염됐다.
중국 정부는 대기에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친환경차에 구매세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를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선박 연료도 가스로 대체해나가면 중국의 가스 소비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앞으로 중국의 가스 수요는 상당 부분 도로와 수상 운송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로부터 2019년 이후 30년 동안 천연가스를 수입하기로 계약한 것은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장기적인 준비라고 할 수 있다.
◆조선업계 블루오션 기대= 환경친화적이고 연료비도 덜 드는 LNG 엔진은 조선업계에 블루 오션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효율이 좋은 LNG 엔진을 장착한 선박은 운항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배를 부리는 해운업계에서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첫 LNG 추진 컨테이너선이 미국 나스코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나스코는 3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미국 선사 TOTE로부터 주문 받아 만들고 있다. 1호선 인도는 내년 4분기로 예정돼 있다. 이 컨테이너선 엔진에는 국내 업체 디섹이 개발한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가 장착된다. FGSS는 LNG를 기화기의 압력을 유지한 상태로 기체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디섹에 따르면 LNG 연료 선박 엔진은 독일 회사 만(Man)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조선업에서는 앞으로 엔진의 연비와 친환경을 키워드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은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선박 수주에서 독일의 만 같은 엔진회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엔진회사들은 황산화물 등을 거의 매출하지 않는 LNG를 비롯해 액화석유가스, 메탄올 등을 연료로 하는 엔진을 선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NG를 비롯한 친환경 연료를 쓰는 선박 엔진이 주종으로 자리잡는 데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된다. 항만에 갖춰진 급유시설 대신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도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탄을 태우는 증기기관에서 중유를 쓰는 디젤기관으로 선박 엔진이 바뀐 것처럼, 가스 엔진도 결국 주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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