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시아초대석]리츠上場 족쇄 많아 10%에 불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의 호소

현실성 없는 상장 규정 개정 필요
세제혜택 올해 끝…업계 치명적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대담=김민진 건설부동산부 차장]지난해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을 보유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제이알 1호 투자자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이 건물을 4년간 보유하면서 얻은 임대수익으로 출자사에 연 평균 9.5%를 수익금으로 배당했고, 지난해 초 건물을 2868억원에 팔아 468억원의 매각 차익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골고루 배당돼 액면가(5000원) 대비 잔여재산분배 배당률이 92.58%에 달했다.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디큐브시티'.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인근에 2011년 문을 연 이후 쇼핑·문화·숙박·업무시설 등을 고루 갖춘 데다 접근성까지 뛰어나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이곳의 업무시설과 숙박시설은 각각 리츠 제이알 11호와 12호가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영업인가를 받은 이후 평균 8%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선 2%대 저금리 시대에 보기 드문 높은 수익률에 안정성까지 더해졌다고 평가한다.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정부가 처음 시도한 공공임대리츠 시범사업에 5개 기관의 민간자본 7550억원이 몰렸다. 금리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3.8% 선에서 선정됐다. 이는 정부가 보증을 선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다른 리츠보다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시중 금리보다 높고 안정성까지 갖춰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리츠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오피스 빌딩 시장을 넘어 병원,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양화하고 있는 데다 해외 시장까지 적극 공략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관련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인데, 일부 리츠는 엄격한 상장 규정에 가로막혀 국내 상장을 포기하고 해외 상장을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주 서울 방배동 한국리츠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관영 회장은 불합리한 리츠 관련 규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리츠 활성화를 위해선 상장을 해야 하는 데 현재 조건이 너무 까다롭습니다. 대부분의 리츠는 부동산투자를 위해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입니다. 그런데 상장심사에서 일반법인과 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 문제에요. 특히 인가 후 3년이 경과하면 매출액이 300억원을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러려면 자산 5000억원 이상으로도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를 100억원 정도로 현실성 있게 낮추는 등 리츠의 상장규정을 특성에 맞게 개정해야 합니다."

리츠는 왜 상장에 목숨을 걸까. 아무리 높은 수익을 내더라도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 제한과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뿐 아니라 리츠 자체가 청산 수순을 밟거나 해외상장을 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2011년 한 리츠가 물의를 일으켜 상장 9개월 만에 폐지되는 사고를 낸 이후 상장은 더욱 어려워졌다. 리츠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도 도입 취지인 부동산 소액 투자 기회 확대는 어려워진다. 안정적인 고수익 상품을 기관투자자들이 독점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운용 중인 86개 리츠 가운데 상장된 게 8개에 불과합니다. 자산 규모로는 전체의 4.5%고요. 일부 사람들의 문제로 리츠 산업 활성화의 발목이 잡혀선 안됩니다. 이른바 작전 세력들의 개입과 경영진의 문제는 일반법인에서도 있는 일입니다. 상장 이후 감독을 철저히 하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상장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부동산이 해외에 매각돼 국부가 유출될 우려도 높아집니다."

리츠 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제 혜택 일몰'이라는 복병까지 만났다. 현재 리츠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취득세액의 30% 감면, 등록세 중과배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유예돼 온 세제 혜택이 올 연말이면 모두 종료되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추가로 유예해주지 않으면 리츠 산업 전체가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취득세액의 30% 감면이 종료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는 리츠가 대도시 지역 부동산을 취득하면 3배가 중과되는 게 더 심각합니다. 이 조항은 일반법인의 부동산 투기 방지와 과밀억제를 위해 도입된 법 조항인데 부동산투자를 위해 설립된 법인까지 적용하는 건 문제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리츠 활성화는 고사하고 부동산시장 위축, 임대주택공급 차질, 지방세수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국내 리츠 업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 대상 발굴과 사업모델 개발 등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다. 최근에는 국내 리츠 최초로 일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 7%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싱가폴 등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와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리츠는 대박 상품이 아닙니다. 안정적인 상품입니다. 이 때문에 은퇴 생활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부동산 업계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 철저히 검토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날 수 있는 데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오피스 시장은 공급과잉 논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장요건 완화와 세제 혜택 일몰 연장 등 업계의 장애물이 해결된다면 리치 시장의 규모는 2020년 1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투자회가(리츠·REITs)란?
주식회사의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 기구다. 자기관리리츠, 위탁관리리츠, 기업구조조정(CR)리츠 등으로 나뉜다. 현재 86개의 리츠가 운용 중이며 12조4000억원 규모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