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세입자 주거비 부담 늘고 '깡통전세' 위험 증가"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계속된 전세가 상승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가까워졌다. 이에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줄었다는 의미다. 최근의 전세가율 상승은 전세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매매가격 상승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속도보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 빨라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해 전세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의 전세가율이 78.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광주 남구가 81.7%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80%를 넘기며 최고점을 찍었다. 광주는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등 전 지역이 70%를 넘겼다. 대구는 서구(69.2%)를 제외한 중구, 동구, 남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 등이 70%를 웃돌아 평균 74.9%를 기록했다. 대전(71.2%)은 서구, 유성구, 대덕구가 70%를 넘겼고 울산(72.1%)은 북구를 제외한 중구, 남구, 동구가 70%를 초과했다.
이외에 수원(71.0%), 안양(70.6%), 군포(72.8%), 의왕(72.7%), 오산(71.1%), 안성(70.0%), 화성(75.1%), 강원(73.1%), 충북(71.8%), 충남(74.5%), 전북(75.2%), 전남(72.6%), 경북(74.4%) 등이 70%를 넘겼다.
서울은 64.4%로 2001년 11월(64.4%) 이후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구별로는 성북구(71.3%)와 서대문구(70.1%) 두 곳이 유일하게 70%를 웃돌았고 한강 이북 지역의 평균 전세가율(66.1%)이 한강 이남(62.6%) 보다 높았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과천시(4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는 등 상대적 취약계층의 거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소비위축을 불러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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