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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한전부지' 어떤 돈으로 살까

최종수정 2014.09.03 15:01 기사입력 201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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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기아車·현대모비스 일정 비율 갹출 방식이 유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부지 입찰이 시작된 가운데 인수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어떻게 자금을 댈지 관심이 모인다.
한전이 최근 발표한 입찰안에 따르면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342㎡의 감정가는 3조3346억원이다. 1조원 중반대인 공시지가를 두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나 서울 강남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부지인 데다 두 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야하는 경쟁입찰방식인 만큼 감정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투자회사 몇 곳이 거론되나 현재로서는 재계 1, 2위 삼성과 현대차 중 한 곳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부지인수를 위해 별도 TF를 꾸린 현대차그룹은 이미 인수 후 개발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상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이나 부동산거래에서 사려는 쪽이 조용히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이 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몇 년간 현금성자산을 크게 늘린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부지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설 당시와 같은 구성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5조원 가까운 금액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인수에 성공했다.
가장 유력히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각 회사가 부지매입 대금을 일정비율로 갹출해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각 회사 매출현황을 보면 현대차가 41조6912억원, 기아차가 28조3326억원, 현대모비스가 17조5120억원(이상 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 한전 부지 인수금액이 4조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대차가 부담할 금액은 1조9000억원, 기아차는 1조3000억원, 현대모비스가 8000억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각 회사별로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현대차의 부담이 다소 늘고 기아차는 줄어든다. 현대모비스는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추산은 개발비용을 제하고 부지인수만 감안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인수 후 구상안을 보면 실제 인수 후 개발할 경우 현대건설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는 물론 외부 투자자와 적극 손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17조6000억원이며 기아차(5조7000억원), 현대모비스(6조1000억원)도 든든한 '실탄'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특히 이들 회사는 최근 2~3년간 단기금융상품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어 업계에서도 용처에 관심을 둬왔다.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과 달리 뚜렷한 입장을 내비치지 않고 있으나 자금동원력 등에서 강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1년 한전 본사 인근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인 전력이 있는 데다 과거 현 부지 일대를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한 적이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상에 있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내외 활동폭을 넓히면서 굵직한 결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세가 주춤하며 영업이익이 과거에 비해서는 줄었으나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재계서열 1위답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2조4000억원을 포함해 31조4000억원(올 상반기 기준)에 달한다. 그룹 내에서 부동산 개발에 적극적인 삼성생명의 경우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1조4700억여원에 달하며 삼성물산은 인수전에 가동할 수 있는 자금이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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