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3일도 모두 쉬는 건 아니다. 각 수석비서관실에서 자체 계획을 짜, 직원들이 돌아가며 하루씩 근무해야 한다. 당장 사흘 후면 연휴가 시작되지만 7, 8, 9일 중 언제 근무가 걸릴지 모르는 직원들이 여전히 많다. 지방 출신의 한 비서관은 "추석 당일에 근무가 걸리면 어쩔 수 없고, 아니면 고향 가고"라며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부터 적극적으로 휴가를 떠나고 휴일을 지키는 것은 공직사회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청와대의 지나친 업무 위주 운영방식에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비판이 청와대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 기대하는 직원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장 대통령부터 휴가나 연휴에 청와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최근 있은 박 대통령의 '질책'은 그런 가능성을 제로(0)로 만들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규제개혁 성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지난 5개월 동안 최선은 다했나요. 중소기업들이 고생하는 걸 보려고 늦추는 거예요? 앞으로는 그렇게 늦게 하면 안 됩니다"라며 전례 없이 엄한 목소리로 수석비서관들을 꾸짖었다. "청와대부터 모범을 보여 휴일을 지켜야 합니다"라는 발언을 할 만한 간 큰 참모는 없어 보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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