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동참한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 대상자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관계자는 "참여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것이며 얼음물을 뒤집어쓰지 않더라도 여러 다른 경로로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다는 캠페인 취지에 동참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장남 서원 빅앤트 인터네셔널 대표의 추천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다. 박 회장에게 얼음물을 끼얹은 이도 장남인 서원 씨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도 허정무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부터 아이스 버킷 챌린지 대상으로 지목을 받은 후 동참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정 전 의원은 25일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도전한 후 해외 출장길에 오를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미국 루게릭병(ALS)협회가 치료법 개발을 위해 시작한 모금 운동의 일환으로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 환자들의 고통에 잠시라도 공감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협회에 100불을 기부하거나 아니면 얼음물 샤워 후 다음 주자 3명을 지목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얼음물 뒤집어쓰기와 기부를 동시에 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세라 제시카 파커, 귀네스 팰트로 등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아이스 버킷 바람이 불고 있다. 한류스타 김수현과 가수 지드래곤은 물론 정치인으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동참했다.
하지만 유명인사들의 '자선 과시'나 참여자들의 '자기만족' 욕구가 우선하면서 원래의 취지가 밀려났다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명을 받았으나 공무원이 특정 민간 캠페인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꺼려 기부만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 CEO들이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행사에 동참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본질적인 의미보다 이벤트 참여 자체를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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