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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로마 교황청이 해미성지로, 큰 영광"

최종수정 2014.08.17 16:01 기사입력 2014.08.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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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성지 내 소성당에서 아시아주교들에게 연설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해미성지 내 소성당에서 아시아주교들에게 연설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방한 나흘째를 맞고 있는 17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성지를 찾았다. 해미성지는 이름 없는 천주교 순교자들이 생매장 당한 곳을 기려 만든 순교지다. 해미 읍성의 서문은 순교자의 시체를 내가던 곳이었다. 이 밖에도 읍성에는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다.

아시아 주교들은 이번 교황 방문에 대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로마 교황청이 해미성지로 옮겨온 날이다. 큰 영광이다", "교황님을 닮은 삶을 살아야 한다"며 감격과 다짐을 표현했다. 특히 이번 방한은 아시아청년대회에 교황이 참석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아시아 전체 교회가 모인 자리가 돼 주교들에겐 의미가 더욱 컸다. 교황이 지역별 교회의 총책임자인 주교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시아 전체 교회를 만났다는 뜻이 담겼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날 오후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 앞서 성지 소성당에서 아시아주교 60여명과 함께 만남을 가졌다.

헬기를 타고 해미초등학교에 도착한 교황을 안희정충남지사,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제식 국회의원, 이완섭 서산시장, 김기영 충남도의회의장 등이 영접했다. 해미성지 입구 주변으로는 교황이 당도하기 앞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수십명의 신자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든 채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맨 앞 좋은 자리에서 교황님을 뵈려고 기다린다”, “새벽부터 왔지만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며 얘기했다.

아시아 각국 주교들은 이미 2시간 전부터 해미성지로 속속 도착해 있었다. 해미성지 야외 휴게소에서는 주교들이 모여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카디널 추기경에게 성물 판매코너에서 묵주를 선물하기도 했다. 교황과 아시아 주교들의 만남이 이뤄지는 해미성지 소성당은 모두 104명이 앉을 수 있도록 준비가 갖춰졌다. 소성당 벽면엔 돌을 메달아 수장하거나 생매장하고 돌다리에서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한 기록화가 있었다.
해미성지 소성당으로 들어오는 프란치스코 교황

해미성지 소성당으로 들어오는 프란치스코 교황


오전 11시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당으로 입장하자 추기경과 주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강론 연설을 통해 '공감능력이 바탕이 된 대화'에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공감하고 진지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한 주교들에게 '상대주의', '피상성', '안정만을 꾀하는 것' 등 '세가지 경계해야 할 유혹'을 지적했다.

유흥식 주교의 사회로 시작된 만남행사에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인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교황에게 "교황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은 저희에게 영감을 줬다"며 "아시아 교회에 축복을 주시고, 교회 지도자들인 저희를 강복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1시간 18분 정도 진행된 만남행사가 끝난 후 주교들과 교황은 오찬이 열리는 해미성지 구내식당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찬에는 백김치, 바그나카우다 소스를 곁들인 야채, 와인(호주산 2012 로즈마운트)가 기본 세팅으로 준비돼 있었다. 그 외에 음식으로 서산낙지어죽, 해미 꽃게찜, 한우 등심구이(호박나물,두부조림), 밥, 우럭알탕 그리고 과일, 망게떡, 커피가 나왔다.

유흥식 주교는 "오늘 만남이 의미 있는 것은 로마 교황청을 해미성지로 옮겨 온 것"이라며 "아시아 청년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해미읍성에서의 폐막미사다. 교황(청)과 아시아의 주교들이 한데모여 아시아의 청년들과 함께 하는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물다섯 청년 사제로 전쟁 후 폐허가 된 한국 땅에 온 뒤, 평생 농촌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온 한국 천주교 농민사목의 대부인 르네 뒤퐁 전 안동교구장 주교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처음만난 교황에 대해 "다들 똑같은 마음 아니겠습니까? 아시아에 처음으로 한국에 와 주신 것이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라며 "'세상에 이렇게 소탈한 분도 계시구나'하고 다시한번 느꼈다. 말씀에도 유머가 넘치신다"고 말했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원장)은 "정말 소탈하고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 분. 실제로 삶을 그렇게 살아오셨다. 어제 아침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어제 교황님께선 의전용 의자나 미리 교황님 용으로 마련된 마이크 이런걸 사용하지 않고 평신도들이 쓰는 강연대에서 이야기하셨다. 몸에 배어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아빠스는 이어 "우리가 교황님의 메시지에 더 집중해야겠다. 삶 자체, 교회자체도 교황님을 닮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상묵(세례명 알베르토) 해미성지 사무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하지만 정말 ‘영광된 바쁨’ 아닌가"라며 "여기 성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다"고 감격해 마지 않았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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