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바젤 출신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 문제를 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하던 시기(1727~1740)였다. 오일러는 쾨니히스베르크에 가보지 않은 채 이 난제를 풀었다. 그는 손을 떼지 않고 한 선(線)을 한 번만 그어 도형을 완성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추상화한 뒤, 이 도시의 7개 다리는 '한 붓 그리기'가 불가능함을 증명했다.
드 사토이 교수는 고도로 추상화된 수학은 길게는 수백년이 지난 뒤 예상하지 못했던 과학ㆍ공학 분야에 응용된다며 오일러의 해법 외에 여러 가지 사례를 든다.
방정식이 5차 이상이면 대수적인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에바리스트 갈루아의 정리는 대칭을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했다. 갈루아의 이론은 입자물리학에서 긴요한 접근 틀로 활용됐다.
수학은 이처럼 응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파고드는 순수한 연구의 바탕에서 꽃을 피운다. 그 꽃에서 과학이 열매를 맺는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 13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이 개막일에 발표된다.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廣中平祐)가 이 상을 받았다. 한국은 아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 수학과 한국 수학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백우진 국제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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