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구 스포티즌 대표, 벨기에 2부리그팀'AFC튀비즈' 인수…한국인 유망주 한두명 영입 계획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심찬구(44) 스포티즌 대표는 유럽 구단을 인수하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 그의 인생에서 2014년 8월 4일 오후 2시는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다. 심 대표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벨기에 2부리그 팀 AFC튀비즈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스포츠마케팅 기업 스포티즌은 튀비즈의 최대주주가 됐다. 심 대표는 구단주다. 구단인수를 준비한 5년은 그가 스포츠마케팅 기업을 운영해온 15년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는 "한국기업 최초로 유럽 구단을 인수한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최초'를 말할 때는 특히 힘을 주었다. 사실 스포티즌이 유럽구단을 인수하는 최초의 한국 기업은 아니다. 지난 1997년 대우의 폴란드 법인이 폴란드 현지 클럽인 레지아를 인수한 적이 있다. 레지아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그럼에도 심 대표가 최초라는 이유는 뭘까.
심 대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국 축구 선수들 관련 소식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눈여겨 본다. 2012년 실업축구 강릉시청 소속이던 김인성(25ㆍ전북)을 러시아 명문 CSKA모스크바로 이적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번 유럽 구단 인수에서도 '한국 유망주의 영입'에 방점을 찍는다. 벨기에 2부리그를 선택한 이유도 한국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다. 그는 "벨기에는 지리적으로 유럽의 한 가운데 있다. 유망주들이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변 큰 구단의 눈에 띌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도적으로도 외국인 선수 제한이 없기에 많은 한국 선수들을 뛰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벨기에 주필러리그(1부리그)의 위상이 유럽축구연맹(UEFA) 10위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2부리그에만 머무르면 유망주들이 클 기회가 제한된다. 심 대표는 "한국 선수들이 튀비즈를 1부리그로 이끌 것"이라 확신한다. 그는 "구단 스카우트 필립 티스(54)도 이를 확신했다"고 했다.
튀비즈는 경영 상태가 나쁘다. 한국 선수들이 크기 전에 재정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심 대표는 "스폰서십 계약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선수를 데려오면 그 사이 선수들은 빠른 성장을 할 것"이라며 "이 때 다시 선수 이적료로 가치를 창출하면 된다"고 장담했다. 돈키호테 같은 자신감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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