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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명승·바다' 유람하듯…'강원별곡' 특별전

최종수정 2014.08.04 10:50 기사입력 2014.08.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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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관동팔경도 중 경포대와 죽서루 모습.

(왼쪽부터)관동팔경도 중 경포대와 죽서루 모습.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두메산골과 금강산, 동해가 있는 강원도를 유람하듯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너와집 속 투박한 음식기구, 정철의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 조선시대 화가 정수영의 금강산 그림, 강릉 관노가면, 머구리(남자 잠수부) 투구 등 강원도 명승과 민속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들이 대거 모아졌다. 전시는 대관령을 경계로 영서, 영동으로 나뉘는 강원도의 특성을 살려 산촌에서 시작해 금강산 등 명승지 그리고 동해바다를 둘러보는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강원도 여행 계획이 있는 이들에겐 '강원도 맛보기'에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지난달 23일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한 '강원별곡(江原別曲)' 특별전이다. 올해 '강원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강원도와 박물관이 기획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우선 영서지역의 산촌을 배경으로 너와집 안에 '싸리머릿장', '채농(싸리나무로 골격을 짜고 종이를 발라 마감해서 만든 농)', '막국수틀'과 '올창묵(올챙이묵)틀', '나무독' 같은 강원도의 투박하고 소박한 살림살이들이 비치돼 있다. 부엌공간에는 옥수수, 감자, 메밀 등 산간지역의 주식이 된 식량이 보인다. 이 지역 사람들의 소득원 중 하나인 꿀을 얻기 위해 썼던 1950년대 벌통도 눈에 띈다. 집 안에는 강원도 특유의 문자도가 펼쳐져 있다. 석강 황승규(1886~1962년)가 그린 작품으로, 상단에는 글씨가, 하단에는 화조도가 배치돼 있다.

강릉관노가면극(江陵官奴假面劇) 시시딱딱이탈, 1950년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강릉관노가면극(江陵官奴假面劇) 시시딱딱이탈, 1950년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이어 '대관령 너머 강릉에 이르다' 편에 다다르면, 강원도 축제를 맞이하게 된다. 이 지역 자랑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인 강릉단오제의 신명이 전해진다. 단오제의 큰 판인 단오굿 그리고 관노가면극의 면모도 두루 살필 수 있다. 박물관이 수집해 온 단오제 사진자료를 활용해 제작한 영상예술가 박상화의 작품,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관노가면극의 탈 등 유물들을 통해서다. 관노가면극은 우리나라 전통 무언극으로 가면과 율동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탈은 여러 개를 만들지 않고 배역 당 하나를 제작하면 계속 극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유물로 남겨진 사례가 흔치 않다. 이번 전시에는 1950년대 '장자마리', '시시딱딱이', '소매각시', '양반광대'를 나타내는 탈이 비치돼 있다. 특히 시시딱딱이 탈은 눈이 4개인데다 이마가 울퉁불퉁하고, 붉은빛이 강한 갈색을 띤다. "쉬, 쉬"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시시딱딱이는 재앙을 쫓는 벽사를 담당한다.

'해산첩(海山帖)', 1799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수영(鄭遂榮, 1743~1831) 작.

'해산첩(海山帖)', 1799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수영(鄭遂榮, 1743~1831) 작.


단오제 구경에 이어 예로부터 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글과 그림으로 노래한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금강산, 오죽헌, 송담서원, 경포대, 홍석정 등이 담긴 그림들과 글씨들이 보인다. 또한 현재까지 관광 명소로 명성을 떨친 금강산과 설악산의 근대 관광기념품은 물론, 입체경을 통해 그 절경을 감상하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지리서인 '택리지'에서 이중환(1690~1752년)이 "강원도의 경치가 나라 안에서 제일"이라 했고,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조물주가 야단스럽게 빚어낸 곳, 신선들이 노니는 선경(仙境)'이라고 칭송했던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특히 옛날엔 '금강산을 오르면 사후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퍼져 양반들이 짐꾼(또는 승려)를 동원해 금강산을 찾았고, 조선후기로 가면 평민들에게까지 금강산 유람이 유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동해를 주제로 한 전시에서는 '물적삼', 10kg이 넘는 '머구리 투구' 등을 통해 동해바다를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해녀와 머구리 등 바닷가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마을제당에 걸린 '남근목(男根木)', 부적으로 사용된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 탁본 등 생업과 민속신앙 유물, 강원도 풍경과 동해안 일출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남근목은 풍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쓰였으며, 척주동해비는 삼척군수 허목이 세운 것으로 풍랑이 심한 바다를 잠잠하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전시는 오는 9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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