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 무대 선 네번째 韓 소프라노…대관령국제음악회서 첫 공연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차세대 프리마돈나로 주목받고 있는 캐슬린 김(39ㆍ한국명 김지현). 그는 모든 성악가의 꿈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메트)에서 5년째 주역 가수로 활약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소프라노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에 이어 메트 무대에 선 네번째 한국인 소프라노인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더 유명한 그가 지난 15일 시작된 '제11회 대관령국제음악제' 공연차 방한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처음 서는 캐슬린 김은 지난 22일 이화여대 김영의홀에서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소프라노 가운데서도 고음과 기교, 현란한 음색을 소화해야 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 그는 평소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성악가는 몸이 악기이기 때문에 몸을 잘 추스리는 것이 최고의 자기관리"라며 "연습하고, 운동하고, 가끔은 한국 드라마도 보면서 거의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캐슬린 김은 오는 25, 26일과 31일 3차례 무대에 올라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과 오페라 '세미라미데' 중 '신의 분노가 내게 제일 먼저 임하길' 등을 노래한다. 부르기 좋아하고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들로 직접 골랐다고 한다.
2007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바르바리나' 역으로 메트에 데뷔한 그는 2009년 '호프만의 이야기'로 주역을 꿰찬 이후 지금까지 한 시즌을 빼고는 계속 메트 무대에 섰다. 그만큼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시즌에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샌디에이고, 벨기에 등 유럽과 미주에서 진행될 무대 일정이 빼곡하다.
"서양에서 동양인으로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차별도 있고 역할도 한정돼 있죠. 하지만 그것을 뚫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 연기가 특히 좋다는 평가를 받죠."
그는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짧지 않은 무명 시절을 보냈다. 단역과 코러스, 대역을 맡으며 오디션을 수도 없이 치렀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셀 수도 없이 많이 봤고 코러스도 하고 대역도 했죠. 아주 힘든 과정이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니 하나씩 풀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경험이 지금의 밑거름이 됐죠."
서울예고를 다니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뉴욕 맨해튼 음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국내에서는 2010년 광복절 기념 콘서트 등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공연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4월 첫 독창회를 열기도 했다. 캐슬린 김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라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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