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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ㆍ佛 겉으론 "러 제재"…뒤로는 무기 수출

최종수정 2014.07.24 14:18 기사입력 2014.07.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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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다자적 개입주의' 외교정책 타격 불가피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러시아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와 에너지ㆍ금융 제재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EU의 주요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가 말로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자고 하면서도 러시아로의 무기 수출을 강행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새 외교정책인 ‘다자적 개입주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자적 개입주의는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문제 국가를 상대로 군사력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동맹과 우방을 동원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접근이다.
23일(현지시간) 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은 러시아와 무기수출 거래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고, 프랑스는 거액의 위약금과 다른 무기 계약 차질을 우려해 상륙함 수출을 강행할 태세다.

영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지 말자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다량의 무기를 수출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프랑스의 상륙함 수출 계획에 대해 “영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수출 포기를 종용해온 터라 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올해 1억3200만파운드(약 2300억원)에 이르는 무기수출 거래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원 무기수출통제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대러 무기수출이 전년도 8600만 파운드에서 52%나 급증했다며 정부의 무기수출 허가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은 저격용 총기와 야간투시경 등을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 등의 반대에도 프랑스는 러시아에 미스트랄급 상륙함 수출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2011년 헬기 16대를 탑재할 수 있는 미스트랄급 상륙함 두 척을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에 러시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는 상륙함을 올해 10월과 내년에 한 척씩 인도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이 계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대러시아 군수 분야 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프랑스는 러시아와 상륙함 수출 계약을 파기했을 때 거액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하며, 다른 무기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금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계약을 취소하면 11억 유로를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전날 여객기 피격 사건과 관련한 러시아 제재 대상자 확대 방안에는 합의했지만 강도 높은 추가 조치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항 여객기가 격추돼 수백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만큼 유럽 각국이 일정 수준의 경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제재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 등이 말과 다른 행동을 보이면서 다자적 개입주의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대통령이 이렇듯 동시다발적으로 외교적 위기에 직면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며 여러 사안이 맞물려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는 대립하고 있지만 이란 핵 억제를 위해서는 협력해야 하는 사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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