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소설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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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가 나왔다. 스웨덴에서는 이미 지난 해 출간 6개월 만에 26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전 세계 판매 부수만 150만부를 넘어섰다. 요나손의 표현대로라면 이번 소설은 "첫 책과 같지만, 전혀 다르다."


'100세 노인'의 바통을 이어받은 주인공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빈민촌 출신의 까막눈이 소녀 '놈베코'다. 다섯 살 때부터 분뇨통을 나르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 소녀에게는 남다른 특기가 하나 있다. 바로 셈이 빠르다는 것이다. 분뇨통 개수와 처리된 전체 무게를 계산하기 위해 95곱하기 92를 순식간에 계산할 정도다. 소설은 놈베코가 우연찮은 계기로 빈민촌을 탈출하면서 기상천외한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독특한 능력을 가진 한 개인이 본의 아니게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과정은 전작과 비슷하다. 놈베코가 요하네스버그 근방에서 백인의 차에 치인(?) 죄로 비밀 핵무기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되는 과정만 해도 그렇다. 여기에다 놈베코는 후에 스웨덴 왕과 함께 감자 트럭에 갇히게 되면서 왕 뿐만 아니라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된다. 통계학적으로 말하자면 457억6621만2810분의 1의 확률이 놈베코에게 일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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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당무계한 모험담을 작가는 천연덕스럽게, 유머를 잃지 않고 밀어붙인다. 짧은 문체는 속도감을 높여주고, 개성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다. 이를 테면 CIA가 자신을 쫓고 있다고 믿는 신경쇠약 직전의 미국인, '짝퉁'에 중독된 중국 여자, 둘 중 하나만 주민등록이 돼 있는 쌍둥이 형제 등이 놈베코가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어쩌다 떠안게 된 핵폭탄을 두고 거의 평생을 살아가야 한 놈베코의 이야기는 과장됐을지 몰라도, 그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종차별, 무능한 권력, 군사 경쟁 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요나손이 기자를 그만두고 2007년 스위스로 이주한 뒤 오랜 시간 구상 끝에 쓴 첫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바보들, 혹은 이 세상에 가득한 바보들에 대한 통쾌한 풍자는 지금까지 나온 두 소설을 통해 요나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열린책들. 임호경 옮김. 1만48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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