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피해 감수하고 고강도 압박 예고…'각론 이견'에 회의론도 솔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러시아가 지난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 서방이 크고 작은 대(對)러 제재안을 내놨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그 동안 낮은 수위의 제재로 일관한 유럽연합(EU)이 어떤 추가 제재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 국영 은행 VEB 등 기업으로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EU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의존도는 미국보다 유럽이 높다. 이는 그 동안 EU가 강력한 경제 제재안을 내놓지 못한 중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EU는 이제 손을 놓고 있기가 어렵게 됐다.


EU 정상들은 여객기 피격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정상회의에서 대러 추가 제재에 합의한 뒤 내용을 조율 중이었다.

당초 EU의 제재 수위가 미국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여객기 참사 이후 영국·호주·네덜란드에서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대러 제재에 소극적이었던 남유럽 국가들도 서서히 제재 동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E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을 블랙리스트에 대거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처음으로 러시아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넣을 듯하다. EU는 이르면 22일 대러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EU가 대러 제재 수위를 높이면 조금씩 살아나던 러시아의 경제는 다시 위축될 게 분명하다. 러시아 주식시장은 4월 말 이후 지난 16일까지 15% 뛰었다. 그러나 17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이후 사흘 사이 6.3% 급락했다. 같은 기간 루블화 역시 2% 넘게 떨어졌다. 러시아 10년물 국채금리는 3일 사이 0.53%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대러 제재는 EU 경제에도 타격을 준다. 유럽이 쓰는 천연가스의 30%가 러시아산이다. 독일 화학업체 BASF의 매출 가운데 25%가 러시아에서 비롯된다. 독일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아디다스의 매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총론에서 러시아를 강력히 비난하던 EU 회원국들이 각론에서는 여전히 중구난방이라고 지적했다. EU가 강력한 대러 경제·금융 제재를 내놓기 어려우리라 예상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은 EU가 '고통스런 비용'에도 수위 높은 제재안을 가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EU 회원국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가 아니라 안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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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은 국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는 상황이라면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예상보다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말레이시아 조사단에 넘겼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알렉산드르 보로다이 총리는 22일 오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전달하는 조건으로 말레이시아 조사단에 블랙박스를 인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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