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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보상금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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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칠레 이후 10년간 261억원 불과
수입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 입증 어려워
올해 조·고구마 수입은 오히려 줄어 '생색내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10년 동안 FTA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에 지급한 보상금(피해보전직불금)은 모두 261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처음으로 이뤄진 보상이어서 유명무실한 대책이란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조나 고구마 등에 대해서도 피해 보상을 추진하지만 농가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FTA 피해보전직불금은 261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250억원, 2012년은 증액으로 600억원가량 피해보전직불금 예산이 잡혔지만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에 따른 피해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피해보전직불금이란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해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은 품목의 손해분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FTA 이후 수입량이 늘어나서 판매가격이 떨어지면, 정부는 그 금액의 90%에 품목별로 수입기여도를 반영해 보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등 FTA 체결국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151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전체 농축산물 수입액 304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국가별로 보면 59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미국산 비중이 39.2%로 가장 크고, 아세안(ASEAN)산과 EU산은 각각 26.3%와 21.2%를 차지했다.

미국산 수입 상위 품목은 쇠고기와 밀, 조제식료품, 대두 등이다. 아세안으로부터는 팜유와 사탕수수당, 바나나를, EU에서는 돼지고기와 옥수수, 밀 등을 각각 수입했다.

축산물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피해보상은 지난해 유일하게 한우송아지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하지만 소규모 농업이 많은 우리 농업 현실을 고려하면 적은 수입량이라도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피해보전직불금제도 해당 품목에 조와 수수, 감자, 고구마 등 식량작물을 포함한다는 대책을 지난 5월 말 내놨다. 그러나 이 역시도 한우송아지와 감자를 제외하고 실제 피해보상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입증가로 인한 가격하락분을 뜻하는 수입기여도는 송아지 31.0%, 감자 36.0%, 수수 13.4%, 고구마 0.55%, 조 0%다. 고구마나 조의 경우 국내생산이나 FTA 미가입 국가로부터 수입량이 늘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보상받기 어려운 품목이다. 정부 대책이 농민들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호중 녀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피해보전직불제는 지난해 한우에 대해 처음으로 발동됐고 그나마 법률에도 근거하지 않은 수입기여도를 적용해 피해액의 일부만 지급해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공산품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 하에 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대책은 유명무실하다”고 말했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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