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백 약속해놓고 "기기 반납하셔야죠" 딴소리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 직장인 최모씨는 얼마 전 휴대폰을 새로 바꾸면서 페이백(단말기를 정상가에 구매 후 나중에 보조금 명목으로 현금을 돌려 주는 것)으로 30만원을 받기로 하고 휴대폰을 개통했다. 그러나 판매점에서는 "원래 쓰던 기기는 반납해야 되는 거 아시죠?"라며 최씨가 쓰던 갤럭시노트3의 반납을 요구했다. 최씨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전 기기를 갖고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반납을 거부했으나 판매점에서는 페이백을 줄 수 없다며 말을 바꾸었다. 최씨는 할 수 없이 기기를 반납하고 30만원을 받아야 했다.
약속한 금액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등 페이백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 급증으로 방통위가 단속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근 판매점들은 사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기 반납'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휴대폰을 바꿀 때 이전에 쓰던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페이백을 주는 것이다.
갤럭시노트2의 경우 반납한 기기를 다시 되팔면 현재 시가 기준으로 36만~4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다. 앞서 최씨가 이전에 쓰던 갤럭시노트3를 반납했을 경우 페이백 30만원을 받더라도 사실상 판매점 입장에서는 오히려 6만~10만원 이상을 벌게 되는 셈이다. 또 최씨 등 소비자가 이전 기기를 급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페이백을 거의 받지 못했거나 약속한 금액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다.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당장에 이전 쓰던 기기를 반납하는 것이 크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긴급 상황에 대비해 휴대폰을 바꾸더라도 이전 기기는 가지고 있는 편이 좋다. 실제 최씨는 휴대폰을 바꾼지 얼마 안 돼 새로 산 휴대폰의 액정이 깨지는 바람에 업무에 지장을 겪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이미 원래 쓰던 기기를 반납해버린 후라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고장나거나 갑자기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유심만 꽂아 사용할 대체 기기가 없으면 업무 등 여러 면에서 큰 곤란을 겪거나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기존 기기는 함부로 반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게다가 최씨의 경우 끝까지 기기 반납을 거부해 페이백을 받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계약서 작성 당시 페이백을 받는 조건으로 소비자와 판매점 간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기기 반납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판매점이 기기반납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이는 이용자 권익 침해를 넘어 민사 소송까지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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