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분쟁지역 상공 운항했을까"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분쟁 지역 상공을 날던 말레이시아 민간 여객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 민간기가 17일(현지 시간) 탑승객 295명 태우고 비행하던 중 우크라이나 지역 근처에서 미사일에 피격돼 전원 사망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같은 소속의 MH370 항공기가 인도양에서 사라지는 사고를 겪은 지 꼭 4달 만에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빚어져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피격된 MH17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분쟁 지역 상공 1만m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17일(현지 시간) 이번 사건을 두고 몇 가지 의문과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분명한 것은 이 민간기가 지대공미사일에 피격됐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져야 하는데 이 부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친러시아 분리주의파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 반면 분리주의파들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저지른 짓이라고 반박했다.
피격된 항공기의 잔해는 우크라이나 그라보포(Grabovo) 지역의 15㎞에 걸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이 비행기가 공중에서 파괴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다.
소련과 러시아연방 당시 우크라이나 공군이 개발한 지대공미사일인 부크(Buk)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이 미사일은 정교한 미사일로 15㎞까지 정확한 사거리를 자랑한다. 레이더로 목표물을 원격 조정해 파괴한다.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자신들은 이 같은 정교한 미사일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자신들은 고작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가 4000m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도 이 보다 정교하고 폭발적인 무기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분리주의자들은 트위터에 부크(Buk) 미사일을 지니고 있는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셋째, 이 지역에서 다른 항공기들이 격침된 적이 있는가.
지난 6월14일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MANPAD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공군 수송기를 격침한 적이 있다. 당시 49명이 숨졌다. 7월13일에는 우크라이나 군헬기인 Mi-24가 피격돼 추락한 경우도 있었다.
넷째, 말레이시아 항공기는 '안전하지 않는' 전쟁지역을 비행했을까.
지난 4월2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우크라이나 크림주(州)의 주도인 심페로폴 지역에 대해 '안전하지 않은 상황'임을 분명히 알렸다. 이번에 피격된 MH17은 이 지역의 남쪽을 운항하고 있었다. 지난 6월15일에는 위험지역에 대한 최신 정보가 업데이트됐다. 이 경보에는 심페로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등도 위험 지역으로 표시됐는데 MH17 항공기는 이 근처에서 피격되고 말았다.
많은 의문점에 휩싸여 있는 이번 말레이시아항공기 미사일 공격을 두고 국제적으로 논란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책임 소재를 두고 국제적 갈등이 격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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