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軍무전 '광대역 LTE 시대' 개막시킨 휴니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휴니드는 TICN 중 대용량 무선전송체계(HCTRS)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휴니드는 TICN 중 대용량 무선전송체계(HCTRS)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현대인들에게 휴대폰은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 도구다. 휴대폰은 이제 음성전달에서 데이터송수신, 생활관리를 하는 도구로 발전했다. 모두 광통신망이 발달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광통신망의 국내 시초는 무엇일까. 역사학자들은 광통신의 기원은 군사용으로 사용됐던 '봉수대(일명 봉화대)'라고 평가한다.

우리 민족은 봉수대를 삼국시대부터 전국 높은 산에 설치해 적의 침입과 전황을 알렸다.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의사를 전달했다. 현대전에서도 정보전달과 소통은 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한국군의 통신체계를 한눈에 보기 위해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방산기업 휴니드테크놀러지스(휴니드)를 찾았다.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접어들자 잘 짜여진 도로위에 다양한 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기자가 휴니드 본사입구에 들어서자 순간 잘못 찾아왔다는 착각이 들었다. 3층 건물은 통유리로 디자인해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안내 직원은 건물디자인 때문에 '아테나', '총리와 나' 등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종종 사용된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외부에서 느꼈던 분위기와 달리 보안이 삼엄했다. 신분증 확인, 인가 등 절차도 복잡했다. 그제서야 방산기업에 들어선 것을 체감했다. 건물 1층 전시실에는 휴니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군 통신장비가 나열돼 있었다. 휴니드의 핵심 생산품목은 사격통제장비(FCS), 군전술통신체계, 전술정보통신체계(TICN)다.

회사 관계자는 전시장 가운데 서 있는 사격통제장비(FCS)를 가리키며 "휴니드의 자랑거리"라고 설명했다. 함정에 설치하는 FCS는 함포의 명중률을 높여준다. FCS가 개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직접 함포의 각도를 바꾸고 함포를 발사했다. 하지만 바람세기, 파도높이, 함정의 속도 등은 계산하지 못해 명중률은 떨어졌다.
하지만 함정에 FCS가 장착되면서 함포는 해상환경을 고려해 자동 정조준이 가능해졌다. 명중률이 높아지자 탄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작전 효율성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해군은 물론 해양경찰청에서도 FCS를 도입했고 현재는 휴니드가 독점 납품하고 있다.

극초단파(UHF) 다중채널 무전기도 눈에 띄였다. 50cm크기의 UHF는 이동하는 전화국 역할을 한다. UHF를 통해 통신병들은 FMㆍAM무전기로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건물 오른쪽에 위치한 1층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20여명의 직원들이 무전기를 조립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기자가 직원들의 빠른 손놀림을 보며 "자동화는 불가능하냐"라고 질문하자, 회사 관계자는 "주문물량이 적은 탓도 있지만 방산장비는 고장을 용납하지 않아 수작업을 통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휴니드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생산라인

휴니드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생산라인

원본보기 아이콘

인천 송도에 위치한 휴니드 사옥

인천 송도에 위치한 휴니드 사옥

원본보기 아이콘


휴니드는 TICN 중 대용량 무선전송체계(HCTRS)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HCTRS의 개발이 끝나면 각군 장병들은 적군의 동향을 칼라 동영상 등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 전송속도도 그동안 2G폰을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광대역 LTE통신이 가능해질 정도로 빨라진다.

생산라인을 빠져나오자 실험실도 보였다. 이곳에서는 2m 크기의 다양한 실험장비가 가동되고 있었다. 무전기에 대한 충격과 온도 등 10여가지 실험이 진행중이었다. 차량 안에 다른 장비와 전파가 교란되지 않기 위한 전자파(EMI)실험도 진행중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휴니드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우리 공군의 주력전투기인 F-15K의 케이블 부품과 조정석의 전자항공장비였다. "전투기에 사용되는 케이블을 민수용으로 대체하면 안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전투기 케이블은 마하의 속도를 견뎌내는 등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며 "지상무기는 고장나면 제자리에서 세우고 고치면 되지만 전투기는 문제를 일으키면 바로 추락"이라고 설명했다.

휴니드는 IAI사, 레이시온사 등 해외방산기업와 손잡고 있다. 휴니드는 전세계에 보급된 F-15전투기의 케이블 등 부품 30%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품질검사 담당자를 현지 생산공장에 파견해 상주시킬 정도로 품질관리에 깐깐하다고 소문난 미국의 보잉사가 부품생산을 맡기는 것만 해도 휴니드의 기술력을 눈치 챌 수 있다.

자리를 옮겨 생산라인으로 옮기자 한 직원이 전선 500가닥을 풀어헤치고 케이블을 만들고 있었다. 여러 가닥의 전선을 보는 것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산직원은 말을 건네지도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다. 케이블의 전선가닥이 하나라도 제 위치에 없다면 전투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니드의 품질유지의 비결은 여러 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생산직원들은 복잡한 도면을 보면서 케이블을 만드는 방식과 달리 컴퓨터 모니터 속의 실제사진과 비교하면서 점검해갔다. 이것도 모자라 하나의 케이블을 완성하기 전까지 10단계 이상의 중간점검을 거쳐 불량률 0%를 유지하고 있었다.

휴니드 관계자는 "전 직원의 70% 가량이 연구개발인력"이라며 "방산수출 등 해마다 회사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연구개발의 결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니 건물외관의 유리에 비친 여름 햇살은 뜨거웠다. 하지만 건물안 직원들의 열기에 비하면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3년전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휴니드가 빠른 시간내에 명품 방산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회에 늘어선 '돌아와요 한동훈' 화환 …홍준표 "특검 준비나 해라" 의사출신 당선인 이주영·한지아…"증원 초점 안돼" VS "정원 확대는 필요"

    #국내이슈

  • 수리비 불만에 아이폰 박살 낸 남성 배우…"애플 움직인 당신이 영웅" 전기톱 든 '괴짜 대통령'…SNS로 여자친구와 이별 발표 경기 진 선수 채찍으로 때린 팬…사우디 축구서 황당 사건

    #해외이슈

  •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이미지 다이어리] 짧아진 봄, 꽃놀이 대신 물놀이 [포토] 만개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전환점에 선 중동의 '그림자 전쟁'   [뉴스속 용어]조국혁신당 '사회권' 공약 [뉴스속 용어]AI 주도권 꿰찼다, ‘팹4’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