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우우~~!"
노란 물결로 경기장을 메운 브라질 팬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함성이다. 그들은 아름다운 축구에 열광한다. 자국 팀 경기가 아니라도 매력적인 플레이에 환호한다. 반대로 지지 않으려고 뒤로 물러서거나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하면 지체 없이 야유를 한다. 한국 축구 대표 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0-3으로 끌려가던 알제리와의 경기(2-4 패)나 열 명을 상대한 벨기에와의 경기(0-1 패)에서 득점이 필요한 선수들이 외려 소극적으로 물러서자 맞서 싸우라고 재촉했다. 그들이 내는 소리는 웅장하면서도 위압감을 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집계한 대회 실제 경기 시간(Actual playing time)이 4년 전 남아공 월드컵(54분)보다 2.8분 길어진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마테우스의 말은 브라질에는 맞지 않는다. 브라질 팬들에게 축구는 아름다워야 한다. 지키는 축구란 당치도 않은 소리다. 공격수든 수비수든 경기를 하는 이유는 득점하기 위해서다. '변형 스리백'이나 '카운터어택' 등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은 남의 동네 이야기다. 무조건 공격이다. 4강전을 앞두고 세계의 미디어와 축구전문가들은 척추가 골절된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와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치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망)의 공백을 우려한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 그들의 공백이 생각보다 작을지도 모른다. 누가 뛰든 브라질의 공격축구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자 36년 만에 남미에서 개최되는 대회는 그들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브라질은 1950년 대회에서 우루과이에 줄리메컵을 내줬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는 3위에 머물러 숙적 아르헨티나가 FIFA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통산 여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에 월드컵 결승전은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간절한 열망을 간직한 채 출발했다. 이기든 지든 두 경기가 남았다. 준결승과 3~4위전 또는 결승전. 분명한 사실은 브라질의 '뷰티풀 풋볼'은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