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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만든 인류, 플라스틱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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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 물고기가 먹는 것으로 확인

▲그 많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다.[사진제공=사이언스지]

▲그 많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다.[사진제공=사이언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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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든다→흘러 든 쓰레기는 파도와 태양의 방사선 등에 의해 녹고 작은 알갱이가 된다→작고 작아진 알갱이를 물고기들이 먹는다→플라스틱을 먹고 독성이 쌓인 이 물고기를 참치 등이 먹는다→독성의 물고기를 먹은 참치를 인간이 먹는다.'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이다. 최근 국제공동연구팀이 수백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에 떠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했는데 고작 4만t만이 확인됐다. 나머지 99%의 플라스틱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사이언스지는 3일(현지시간) '99%의 바다 플라스틱이 사라졌다(Ninety-nine percent of the ocean's plastic is missing)'는 기사를 싣고 이 같은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아주 불행한 가능성 중의 하나가 바로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었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먹이사슬에 의해 최종적으로 인간에 섭취될 수도 있다.

칼로스 두아르트(Carlos Duarte) 서부호주대학 해양학자는 "만약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었다면 전 세계 해양 먹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먹이 사슬에서 인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류는 매년 3억t의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강과 홍수, 폭풍 등을 통해 바다로 흘러든다. 이런 쓰레기들은 북극의 얼음에 영향을 미치고 해변에 상륙하기도 한다. 심지어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면서 '플라스틱 바위'로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일까. 맬러스피나 해양 프로젝트( Malaspina expedition)소속 네 척의 배가 이 연구를 시작했다.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다섯 군데의 주요 바다 소용돌이 지역을 연구했다. 과학자들은 수백만t의 쓰레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고작 4만t만 확인했다. 나머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이번 연구를 이끈 두아르트 박사는 "바다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99%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지 못했다"며 "이 중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됐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이 바다에 떠다닐 때 파도와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방사선 등으로 아주 작게 부셔지고 더 작은 알갱이로 변하면서 물고기들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는 것이다. 샛비늘칫과(lanternfish)는 실제로 플라스틱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피터 데이비슨(Peter Davison) 해양학자는 "물고기가 먹은 것이 맞다"며 "이런 사실은 논란의 여지없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먹이사슬이다. 황새치 등이 플라스틱을 먹은 작은 물고기들을 먹고 독성이 쌓인 상태에서 이를 인간이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얼마나 많은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정확히 매년 어느 정도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드는지 객관적 데이터 수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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