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그리스전서 승부차기로 8강행…오프사이드 효과 톡톡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2002년 대한민국, 2006년 우크라이나, 2010년 파라과이를 잇는 이변이 벌어졌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코스타리카가 8강에 올랐다. '죽음의 조'로 불린 D조에서 가장 먼저 토너먼트에 오르더니 30일(한국시간)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경기에서 그리스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다.
무패행진이다. 코스타리카는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를 3-1, 이탈리아를 1-0으로 이겼다. 잉글랜드와는 0-0으로 비겼다. 지난 3일 일본과의 평가경기에서 1-3으로 진 선수들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선수층이 얇고 후반에 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간판 공격수 알바로 사보리오(32ㆍ레알 솔트레이크)마저 다쳐 부진이 예상됐다. 하지만 본선 무대에 등장한 코스타리카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비결은 수비라인 정비. 중앙의 지안카를로 곤살레스(26ㆍ콜럼버스 크루)를 중심으로 한 다섯 명의 수비진이 상대 공격수를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뜨리기 일쑤다. 이탈리아는 열한 번, 우루과이는 여섯 번, 그리스는 열 번이나 함정에 빠졌다.
그들은 한 명을 잃어도 강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코스타리카는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균형을 깨트렸다. 후반 7분 크리스티안 볼라뇨스(30ㆍ코펜하겐)의 패스를 받은 브라이언 루이스(29ㆍ아인트호벤)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그러나 후반 21분 수비수 오스카르 두아르테(25ㆍ브뤼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후반 추가시간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포울로스(26ㆍ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추가 골까지 헌납하진 않았다. 수비의 틈이 벌어지고 체력마저 소진했지만 포백으로 전열을 다듬어 위기를 피해나갔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코스타리카는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28ㆍ레반테)가 네 번째 키커 테오파니스 게카스(34ㆍ아크히사르 벨레디예스포르)의 킥을 막아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룬 코스타리카는 7월 6일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4강에 도전한다. 상대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멕시코를 2-1로 이겼다. 후반 3분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25ㆍ비야레알)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43분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베슬리 스네이더(30ㆍ갈라타사라이)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31ㆍ샬케 04)의 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로번은 "그때 넘어진 것은 다이빙은 아니다. 명백하게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고 해명했다. 멕시코의 불운은 처음이 아니다.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도스 산토스의 골이 두 차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오심 논란이 일어나는 등 심판과 악연이 잦았다. 에레라 감독은 "이번 대회 네 경기 중 세 경기가 '심판 참사'였다"며 "모든 게 멕시코에게 불리한 월드컵이었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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