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맥이 화제다. 그는 TK(경북 경산) 출신에 대구고와 연세대(경제학과), 위스콘신대학원(경제학박사)을 다녔다. 행정고시 22회로서 기수로는 2기 내각 최고참이다. 모피아(재무부 출신)와 쌍벽을 이루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학연과 혈연, 지연, 직연(직장의 연)까지 따져보니 한두 단계만 건너면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재계와 직간접 연결된다. 이런 연결고리로 구성된 권력사슬에 현재는 최 후보자가 가장 위에 있다. 리더십의 척도는 영향력인데 최 후보자는 이미 그것을 갖췄다. 그러나 이면도 존재한다. 내각운용의 성패라는 견제와 균형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후보자가 부동산 규제 완화 얘기를 꺼내자마자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데 최 후보자의 스탠스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제재하는 게 본연의 업무인 공정거래위원장은 건설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담합했다고 입찰을 제한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가 야권과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실세 부총리에 대한 코드 맞추기 혹은 눈치보기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받아쓰기 내각에 이어 받아쓰기 경제팀, 줄서기 경제팀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린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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