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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받아쓰기 내각과 줄서기 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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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994년부터 시작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았던 '케빈 베이컨 게임'이 있다. 할리우드 배우 케빈 베이컨을 중심으로 그와 같이 출연한 배우와 그 배우들과 같이 출연한 배우들을 연결하다 보면 6단계에 이르러서는 할리우드의 모든 배우가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다. 엄밀하게 보면 케빈 베이컨과 연결(connected)된 것이지 모두가 그의 '인맥(network)'은 아니다.

요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맥이 화제다. 그는 TK(경북 경산) 출신에 대구고와 연세대(경제학과), 위스콘신대학원(경제학박사)을 다녔다. 행정고시 22회로서 기수로는 2기 내각 최고참이다. 모피아(재무부 출신)와 쌍벽을 이루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언론사 중에서도 경제신문을 거쳤고 정계로 가서는 17ㆍ18ㆍ19대 내리 3선을 했다. 이명박 정부 땐 지식경제부 장관을 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과 박근혜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5월부터 1년간은 집권 여당 원내대표를 했다. 게다가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경제부총리를 맡는다. 3선 현역 의원 겸 경제부총리다.

학연과 혈연, 지연, 직연(직장의 연)까지 따져보니 한두 단계만 건너면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재계와 직간접 연결된다. 이런 연결고리로 구성된 권력사슬에 현재는 최 후보자가 가장 위에 있다. 리더십의 척도는 영향력인데 최 후보자는 이미 그것을 갖췄다. 그러나 이면도 존재한다. 내각운용의 성패라는 견제와 균형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후보자가 부동산 규제 완화 얘기를 꺼내자마자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데 최 후보자의 스탠스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제재하는 게 본연의 업무인 공정거래위원장은 건설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담합했다고 입찰을 제한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가 야권과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실세 부총리에 대한 코드 맞추기 혹은 눈치보기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받아쓰기 내각에 이어 받아쓰기 경제팀, 줄서기 경제팀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린다.
자칫 2기 경제팀도 1기 경제팀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는 몫은 최 후보자에게 있다. 최 후보자는 트위터의 자기소개글에 별명을 '황소일꾼'으로 소개하고 "사심 없이 한결같이 '일하는 정치인'으로서 세상을 풍요롭고 살기 좋게 만드는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먈했다. 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문장을 되새겨봤으면 좋겠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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