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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여자' 박정철 "이런 악역 평생에 또 만날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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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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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최근 한 배우가 악역 연기 하나로 시청자들의 넋을 빼놓았다. 그의 이름은 바로 박정철. 이 남자는 지난 2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천상여자'(극본 이혜선 안소민, 연출 어수선 유종선)에 출연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태정이란 인물은 정말 새로움 그 자체였어요. 전작인 MBC '스캔들: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에서도 야망가 캐릭터를 맡긴 했지만 이번엔 차원이 달랐죠. 두 번 다시 만나기 힘든 악역이랄까요.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죠."
박정철은 작품에서 주연급인 장태정으로 등장했다. 장태정은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기에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큰 인물.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악행을 서슴지 않고 저질러 충격을 안겨줬다.

"장태정은 고립된 인물입니다. 그렇게까지 악마처럼 치열하게 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죠. 초반에는 그런 부분들 때문에 연기하기 힘들었어요. 행동들이 어느 순간부터 이해의 선을 넘어섰죠. 제 잣대를 버리고 그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그런 장태정도 결국은 한 명의 인간이었다. 자신의 야망에 생모까지 희생당하자 죄를 뉘우쳤다. 같은 이유로 세상을 떠난 연인에게도 뒤늦게 용서를 빌었다. 장태정의 눈물과 함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처음에는 납득할 수 없는 결말이었죠. 너무 뻔한 권선징악이잖아요. '차라리 그가 자살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회개 과정 속에서 몇 달간 쌓아온 감정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일종의 승화랄까요."

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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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여자'는 그 시작부터 끝까지 약 반년 동안 진행된 긴 여행이었다. 박정철은 '악마의 화신'과 같은 장태정을 연기하며 때로는 깊은 몰입 때문에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는 신혼생활을 즐겨야 했을 그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임에 분명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우울한 캐릭터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집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죠. 아내와 있을 때도 대본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아직 신혼인데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자신 때문에 또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천상여자'는 장태정의 야망으로 시작해서 뉘우침으로 끝났다. 이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온전히 그의 이야기였다. 박정철은 막중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기에 더 후련해보였다. 그래서 더 '천상여자'가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 악독함이 제겐 버거운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더 연기 생활에 밑거름이 됐죠. 한계를 느낄 정도의 악한 감정에 대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거든요. 많은 고민과 시도가 녹아든 작품입니다. 이제 어지간한 악행은 나빠 보이지 않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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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은 악역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통 배우는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는 걸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그는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박정철이 강조한 것은 '노력'이었다.

"'당분간 비슷한 역할만 들어오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분명 있죠. 워낙 느낌이 강렬했잖아요. 하지만 또 그런 캐릭터로 분한다 해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서 더 생동감 넘치는 악역을 표현해내고 싶네요."

박정철은 "아직도 장태정을 완전히 벗어던지진 못 했다"고 털어놨다. 아직 감정의 응어리가 남았기 때문. 이런 모습들은 그간 그가 고생해온 시간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언제나 혼신을 다한 연기로 팬들의 마음을 훔치는 박정철,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사진=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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