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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前 축구대표팀 주치의에게 듣는 '그 해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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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공포증 이운재, 엄살쟁이 김태영.. 나는 네가 2002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운재 선수의 첫 경험을 알고 있죠."

김현철 유나이티드병원장은 특별한 감회로 이번 달을 맞았다.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12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치의를 맡아 그라운드를 오가며 대표팀 선수들을 돌봤다.
16일 김 원장은 "축구대표팀 수문장 이운재 선수는 험악한 인상과는 달리 순수하기가 이를 데가 없는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피곤함을 없애주기 위해 이 선수에게 수액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거절하고 자신의 숙소로 올라간 이운재 선수에게 전화가 왔다. 이 선수는 "박사님 우리 마누라가 주사 맞으래요"라고 말했고, 김 원장은 황당함까지 느꼈다. 그는 "산적같이 생긴 이운재 선수를 움직이는 권력은 생각지도 못한데 있었다"면서 "이 선수는 '머리에 털 나고 한 번도 주사를 맞아본 적이 없다'면서 수액주사 바늘이 잘못 들어가 팔이 퉁퉁 부어오를 때까지 주사를 맞더라"고 회고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가장 엄살이 심했던 선수는 누구일까. 김 원장은 주저없이 현재 국가대표팀 코치인 김태영 선수를 꼽았다. 김 선수는 2002년 월드컵 8강전에서 이탈리아 선수의 팔꿈치로 얼굴을 강타당했다. 부랴부랴 경기장에 들어가 살펴보던 김 원장에게 김태영 선수눈 "코뼈 부러졌죠"라고 물었다. 평소 엄살이 가장 심한 만큼 "괜찮아 뛸 수 있어"라고 말하고 경기장을 나오면서 '내가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단다. 김 원장은 "김태영 선수는 적당히 엄살을 부리면서도 자기 관리를 가장 잘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충실한 선수라 아프다고 하면 원하는대로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김 선수는 부상을 스스로 예방하는 영리한 선수"라며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가장 좋아 '좋아하는 선수가 있느냐'고 물으면 김태영이라고 망설이지 않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양재동에서 스포츠 재활전문 유나이티드병원을 운영하는 김 원장은 축구 광팬이다.'축구에 미친 의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히딩크 감독의 요구로 2002년 첫 국가대표 주치의를 뽑을 때 조선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축구 경기장으로 향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도 마찬가지다. 과동대 교수 자리를 내놓고 의사 가운 대신 붉은 대표팀 유니폼을 택했다.
김 원장은 "축구가 좋아서 교수 자리를 그냥 내팽개친 것은 아니다"면서 "전부터 스포츠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정형외과 의사가 담당해야 하는 스포츠 종목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는 "당시 대표팀 주치가 되려면 그 자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고, 적당한 나이와 교육기관에 재직 중인 사람이어야 하는 등 꽤 까다로웠다"면서 "제가 그 조건들에서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 없어 한번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축구는 부상이 많은 스포츠인 만큼 부상이 피할수는 없지만, 부상 이후 재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개인적으로 국내의 의료 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면서 "하지만 수술 후 재활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정 선수가 자주 부상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재활을 거치지 않아 환부가 완벽하게 낫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브라질올림픽에 출전한 축구대표팀에 "습도와 온도, 고도 등 세 가지에 대비해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 "시차 적응은 어느정도 이뤄진 만큼 부상을 막는 것과 부상 관리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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