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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제국 가야, 돌탑과 여인의 비밀

최종수정 2014.06.12 11:01 기사입력 2014.06.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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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로 떠나는 가야문화 탐방-가야사누리길과 분산성을 거닐다

김해의 진산인 분산엔 가야의 역사를 간직한 절집과 산성이 있다.

김해의 진산인 분산엔 가야의 역사를 간직한 절집과 산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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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가야는 우리 고대사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문헌과 유적, 유물이 적고 6세기 중엽 신라에 병합되어 가야는 부족국가들의 연맹체 정도로만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제, 신라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국가입니다. 보기 드문 엄청난 철기와 토기의 나라이자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제4의 제국이 바로 가야입니다. 그 중에서도 금관가야는 당시 가야 연맹을 이끌던 중심이였습니다. 지금의 경남 김해 땅입니다. 김해는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가야 500년 역사의 고도(古都)였던 김해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역사박물관입니다.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과 멀리 인도에서 건너온 수로왕비의 능이 있고, 수로왕 탄생 설화가 깃든 구지봉, 도시 곳곳에 순장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분이 있습니다. 또 '김해토기'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원삼국시대 토기는 김해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역사가 오래 된 만큼 여기에 서린 설화와 전설도 무궁무진합니다.
 
◇제4의 제국 가야, 그 신비한 역사속으로-가야사누리길
가야문화를 둘러보는 여정이라면 김해 시내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정석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해반천을 따라 찬란했던 가야의 역사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가야사누리길이 있다. 5km에 이르는 길은 구지봉을 비롯해 수로왕비릉, 수로왕릉, 대성동 고분, 봉황동 유적 등 가야문화를 오롯히 느끼며 걸을 수 있다.
가야문화를 찾아가는 가야사누리길

가야문화를 찾아가는 가야사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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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고분군이 들머리다. 동서로 뻗은 구릉지대에 있는 고분군은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좋다. 1~5세기에 걸친 지배집단의 무덤 자리로 고인돌을 비롯해 가야의 여러 형식 무덤이 발굴됐다. 유물은 바로 옆 고분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고분군을 나와 해반천을 따라 가야의 첫 하늘이 열린 구지봉(龜旨奉)으로 향했다. 가야의 시조 수로왕은 구지봉에 내려온 금색 상자 속의 황금 알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그 구지봉이 김해 한복판에 여태 뚜렷하다. 구지봉은 이름에서 짐작되듯 '거북'의 형상이다.
구지봉은 그저 야트막한 야산이다. 바위 하나를 심듯이 세워놓은 정상에는 고인돌 하나가 눈길을 잡는다. 덮개돌에는 조선시대 명필인 한석봉의 글씨로 전해지는 '구지봉석(龜旨奉石)'이 음각돼 있다.

구지봉에서 완만한 숲길을 따라 내려서면 가야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인물인 수로왕비를 만난다. 구지봉 바로 아래 거북의 배꼽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수로왕비릉이 있다.

수로왕과 혼인한 허황옥(許黃玉ㆍ33~189)은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가야 땅으로 건너왔다고 전해진다. 허왕후 또는 보주태후라 불린 '허황옥은 인도에서 태어나 열여섯 나이에 가락국의 수로왕에게 시집오기 위해 20여 명의 일행과 함께 머나먼 항해길에 올랐다.
가야사누리길에서 만나는 가야의 역사-수로왕릉, 수로왕비능,구지봉석,파사석탑(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가야사누리길에서 만나는 가야의 역사-수로왕릉, 수로왕비능,구지봉석,파사석탑(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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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등왕을 비롯해 아들 10명을 낳은 허왕후는 죽기 전에 수로왕에게 아들 두 명은 자신의 성인 허씨 성을 따르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로왕이 이를 승낙해서 현재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시조가 김수로왕과 허황옥이다. 허씨는 모계 성을 따른 첫 사례다.
수로왕비능 앞에는 1647년(인조 25) 수축 때 세운 '가락국수로왕비 보주태후허씨릉(駕洛國首露王妃 普州太后許氏陵)'이라고 적힌 비석이 있다. 그 아래로 그녀가 인도에서 배를 타고 올 때 난파되지 않기 위해 배에 실었다는 파사석탑(婆娑石塔)이 있다. 탑이라기보다는 그냥 돌을 올려놓은 것 같은 모양새다.

허왕후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쌍어문(雙魚文)이다. 가락국의 국장(國章)이자 신앙의 상징으로 사용된 쌍어문은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물고기가 인간을 보호하는 영특한 존재로 여겨 사용하던 문양이다. 지금도 김해 은하사를 비롯해 가야의 옛 땅인 경남의 여러 사찰에 쌍어문이 남아 있다.

수로왕비능을 나서면 구도심으로 이어진다. 보도 위에 가야사누리길 번호가 도보객을 안내한다. 복원된 김해읍성, 김해전통시장, 왕릉길을 지나면 김해 가야 유적의 백미인 수로왕릉을 만난다. 지름이 22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왕릉 뒤쪽으로 제법 깊은 능림이 펼쳐져 있고, 그 너머에는 공원인 '수릉원'이 있다. 왕릉 안에는 크고 작은 건물들이 있다. 그 중에 승선전이 있다. 수로왕과 수로왕비의 위패가 유일하게 같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분산 해은사에 있는 수로왕과 허황옥의 영정

분산 해은사에 있는 수로왕과 허황옥의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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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을 나서면 수로왕과 왕비의 만남을 테마로 조성한 수릉원이다. 여기서는 '수로왕을 위하여'라고 이름 붙은 산책로가 있다. 구실잣밤나무와 가시나무, 상수리나무 사이로 나무계단을 따라 낮은 언덕을 오르면 거대한 팽나무 한 그루와 마주치는데 여기서 수릉원의 전경과 수로왕릉의 모습을 그윽하게 바라볼 수 있다.

가야사누리길의 마지막 목적지는 사적 제2호 봉황동 유적이다. 가락국 최대의 생활 유적지인 봉황동은 한국 선사시대의 유적지 중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곳. 패각층이 드러난 단면과 구릉 위에 흩어진 흰 조개껍데기, 김해토기라고 명명된 토기의 조각 등을 볼 수 있다.

봉황동 유적이 있는 해반천 일대는 이전에 바다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 수상가옥을 몇 채 복원해 놨다.

◇수 천년간 외침을 지켜온 가야의 城-분산성
김해의 진산인 분산(382m)도 가야문화 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분성산이라고도 불리는 분산은 2000년 김해 가야의 역사와 함께한다.
 
분산의 정상 바로 아래 절집 해은사까지 차로 가면 거기서 봉수대까지는 10분이 채 안 걸린다.

해은사는 지금으로부터 2000여년전 가락국이 건국되고 허황후가 바닷길에서 숱한 풍랑과 역경을 막아준 바다 용왕의 은혜에 감사한 뜻으로 이곳에 절을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해은사에는 여느 절집에서는 볼 수 없는 대왕각이라는 전각이 있는데, 이 안에는 수로왕과 허황후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현존하는 영정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영정이란 표지판이 붙어있다. 영정 앞에는 허황후가 인도의 망산도에서 가져왔다는 봉돌이 있다.

절집을 나와 봉수대에 올라섰다. 김해 도심은 물론이고, 그 너머의 김해평야와 낙동강의 물줄기까지 넉넉하게 품으로 들어온다. 봉수대 뒤쪽 바위에 대원군의 친필로 전해지는 '만장대(萬丈臺)'란 글씨도 있다.

봉수대를 내려서면 분산성이다. 김해 시내의 유적지를 돌다 보면 어디에서든 올려다 보이는 산성이다. 분산성은 축조양식이나 인근의 고분 유적으로 보아 가야 때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왜구를 막는 요새 역할을 담당했다. 고려말과 조선 고종 때 이 성을 수축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산성 둘레는 900m 정도지만,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미끈한 곡선을 그리는 성벽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가파른 비탈에 세운 3.4m 되는 성벽에 오르면 남쪽으로 김해평야를 따라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의 전망이 펼쳐진다.

분산성에 서면 구지봉이 내려다보인다.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야산은 영락없이 거북의 형상을 하고 있다. 거기가 바로 가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김해=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가면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대구까지 가서 김해로 간다. 가는길 중 항공편이 최선이다. 공항에서 김해시내까지는 차로 30분 남짓이다. 부산에서는 부산-김해 경전철을 이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사상역에서 대저역을 지나 수로왕릉, 가야대까지 경전철이 운행한다. '가야의 땅투어'란 이름으로 운행되는 시티투어를 타면 편리하게 가야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055-330-4441)

△먹거리=동상전통시장의 칼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40여 년의 내력을 가진 칼국수 집이 9곳 있다. 상호없이 '1호'부터 '9호'까지 숫자로 집간판을 달았다. 주문을 받은 뒤 즉석에서 반죽을 밀어 국수를 뽑는다.(한그릇 3000원) 한림면 안하리 화포천변에는 3대째 내려오는 '화포메기국'집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불암장어, 진영갈비, 김해뒷고기, 진례닭백숙 등이 김해의 맛으로 소개되는 것들이다.
지난달 김해 장유면에 문을 연 롯데워터파크모습

지난달 김해 장유면에 문을 연 롯데워터파크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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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지난달 김해시 장유면에 오픈한 롯데워터파크를 추천한다. 부지가 축구장 17개 크기인 3만7천여평에 1만2천여평 규모로 조성됐다. 롯데워터파크는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처음으로 오픈한 신규 파크로서,1만3천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어트랙션만 11개종 24개다. 내년에 6개종 19개 어트랙션이 추가 오픈하면 2만명까지 동시에 수용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김해한옥체험관에서는 전통한옥 숙박체험과 함께 전통한정식, 국악공연, 전통문화 등을 접할 수 있다. 또 노무현 전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화마을, 가야역사테마파크, 화포천, 신어산, 은하사, 김해천문대 등도 들러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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