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자 재산권 침해 안 해…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헌법재판소는 제주4·3사건 희생자의 형사보상금을 사후양자(死後養子)도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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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4월 심판 선고에서 제주4·3사건 당시 내란실행죄로 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경 대구형무소에서 복역 중 사망한 망인의 친생자가 낸 4·3 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 위헌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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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인은 1971년 사망신고가 이루어졌고, 망인의 아내는 1987년 호주 승계를 위해 강모씨를 사후양자로 입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후양자 강씨는 2020년 망인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21년 망인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확정했다.


이에 친생자인 청구인은 2022년 무죄판결에 따른 형사보상을 청구했고, 강씨도 2024년 공동청구인으로 절차에 참가했다. 청구인은 "사후양자가 형사보상청구권을 공동 상속받게 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각하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4·3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은 형사보상 청구 당시를 기준으로 상속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 그 시점의 민법상 상속인에게 형사보상금 수령 권리가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법하게 입적된 사후양자도 친생자와 마찬가지로 상속인 지위를 갖게 된다. 청구인은 이 조항이 친생자의 상속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형사보상청구권의 성격과 입법 목적, 제주도의 관습, 사후양자 제도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먼저 형사보상청구권이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으로 신체의 자유를 침해받은 국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라고 그 성격을 규정했다.


이어 제주4·3사건의 특수성을 짚었다. 헌재는 희생자의 79.1%가 남성이고, 사건 당시 20대 사망자가 41%에 달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희생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에는 자녀 없이 사망한 희생자의 조카 등을 사후양자로 입적해 제사와 분묘 관리를 맡기는 관습이 존재했으며, 이를 친족 공동체가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기능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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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후양자 제도가 1991년 폐지됐지만, 그전에 적법하게 선정된 사후양자는 이후에도 양부모의 친생자와 동일한 지위를 유지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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