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피해, 금융기관이 손해액 80% 배상해야"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금융사기 행위를 방지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손해액의 80%를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이 나왔다.
소비자 김모 씨(30대, 여성)는 지난해 10월 7일 금융범죄 수사 검사라고 사칭하는 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알려준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한 후 보안카드 번호 중 일부를 입력했다. 김 씨는 당일 오후 5시 30분께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기관의 콜센터에 예금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누군가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아 스마트폰뱅킹으로 예금을 모두 인출해갔다. 게다가 소비자의 적금을 담보로 1790만원 정도의 대출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김 씨는 해당 금융기관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누군가 보이스피싱 사기로 빼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스마트폰뱅킹으로 소비자 명의의 예금담보대출을 받아 현금을 인출해 간 김씨의 피해 사건에 대해 "해당 금융기관이 손해의 8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다.
위원회는 "해당 금융기관은 스마트폰뱅킹에 대해서 휴대폰 인증절차만을 시행해 금융사기 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1년 12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각 금융기관에 인터넷, 전화(ARS)를 통한 대출 신청 시 콜센터 영업시간 중에는 은행이 기 등록한 고객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인 여부를 확인(Out-call)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스마트폰뱅킹의 경우,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가져와 인터넷 뱅킹과 동일하게 온라인상으로 각종 조회, 이체, 상품가입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터넷뱅킹서비스에 준하여 취급함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소비자가 신원 미상의 제3자에게 속아 개인정보 및 휴대폰 SMS 인증번호 등을 알려준 과실이 있어 사업자의 책임을 8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스마트폰뱅킹과 같은 비대면 매체를 사용해 금융거래를 할때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등에 의한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면서 "소비자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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