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급부상한 것은 사전투표 결과가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20대 이하와 50대 이상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과 달리 30대와 40대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인 11%대에도 못 미치는 9%대에 불과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공보단장은 "30대와 40대 여성이 특히 사전투표 참여가 저조했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앵그리맘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 단장은 "이들이 정신적 충격을 딛고 투표장을 가도록 유도하는 게 선거유세 나머지 기간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가족'이라는 키워드는 당 차원에서 안전과 함께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미개' 발언 논란, 박원순 새정치연합 서울시장 후보 부인의 잠적 의혹 등이 제기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주말에는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 딸의 공개편지가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 같은 논란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다분하지만, 과거 선거에서 제기됐던 '아들 병역 의혹', '교육을 위한 이중국적ㆍ위장전입 의혹' 등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잇단 안전사고로 가족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정서적인 접근이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선거를 코앞에 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각종 심판론을 주창해온 여야가 이제서야 적절한 키워드를 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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