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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군부 '反탁신' 행보…육참총장 총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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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쿠데타를 선언한 태국 군부가 23일(현지시간)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잉락 전 총리의 형부 등 가족 4명을 소환했다. 잉락 전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을 중심으로 한 진영에 대해 태국 군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국 군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탁신 진영과 맞서온 기득권층을 지지하며, 반(反)탁신 계열 인물들로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태국 군부는 이날 새벽 국영TV 방송을 통해 잉락 전 총리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소환에 응하라고 명령했다. 군부는 또 잉락 전 총리의 형부인 솜차이 왕사왓 전 총리 등 집권 푸어타이당 소속인 다른 탁신 가족 3명에 대해서도 소환명령을 내렸다.
군부는 “평화를 유지하고 국정 문제를 순조롭게 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잉락 전 총리가 소환에 응하면 어떻게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쿠데타 주역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전날 밤 새 총리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자신이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 반(反) 탁신 과도정부 구성할 듯= 태국 군의 쿠테타는 지난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후 19번째다. 이번 쿠데타는 지난 2006년 쿠데타가 재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 군부는 왕실, 관료, 중산층 등으로 구성된 기득권층을 지지한다. 태국 기득권층은 서민층의 지지를 받는 탁신 진영과 권력투쟁을 벌여왔다.
군부는 2006년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총리를 축출했다. 탁신 전 총리는 영국으로 망명했다. 서민층의 지지를 받는 탁신 진영은 그러나 2007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집권에 성공해 쿠데타를 무위로 돌려놓았다.

야당인 민주당은 2008년 헌법재판소가 선거법 위반으로 여당에 해체 명령을 내리자 집권에 성공했지만 2011년 총선에서 져 다시 탁신 진영에 정권을 내줬다.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이 이 때 총리로 당선됐다. 잉락이 탁신이 포함된 사면안을 추진했고 이에 반발한 반(反)탁신 세력이 지난해 11월 대대적인 시위에 나섰다.

이처럼 선거에 강한 탁신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반(反)탁신 진영은 지난 2월 실시된 조기 총선에 반대했다. 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다며 태국 헌법재판소는 3월 조기총선이 무효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이어 5월에는 잉락 전 총리가 권력을 남용했다는 판결로 잉락을 총리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쿠데타 전 태국 정부는 7~8월에 총선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과거 쿠데타 이후 기득권층이 선거에서 져 다시 탁신 측에 권력을 돌려준 전례를 피하기 위해 군부는 당분간 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군부는 과도정부를 반탁신 계열 인물들로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탁신을 내쫓은 2006년 군부 쿠데타를 사후 승인한 푸미폰 아둔야뎃(87) 태국 국왕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도 변수다. 아둔야뎃 왕은 아직도 태국 국민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 제재 방안 검토= 국제사회에서는 태국 쿠데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태국이 조속히 민간정부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도 태국 사태에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2006년 쿠데타 직후 2900만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중단한 미국은 이번에도 경제 원조와 군사협력 중단 등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태국에 대한 경제원조 중 어떤 부분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국무부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기타 국제ㆍ지역 원조 프로그램을 포함해 최고 1000만달러 규모의 경제원조가 중단될 수 있다고 예시했다.

◆ 쿠데타로 경제 더 충격 우려= 정국 불안과 소요가 지속되면서 위축된 태국 경제가 이번 쿠데타로 더 충격을 받을지 국제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태국 쿠데타는 최근 지속된 정정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투자자들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쿠데타 후유증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홍콩 소재 프란시스 정 아시아 금리 전략 책임자는 바트화 가치가 "앞으로 며칠 더 떨어져 (달러당) 33대로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경제에 약 9%를 기여하는 관광산업은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태국관광협회 간부는 전날 “계엄령 선포로 외국인 관광객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국 관광 당국은 앞서 시위 지속으로 지난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이 862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혼다 태국 법인 간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유타야 공장 가동률을 60%로 낮췄다고 밝혔다. 혼다는 또 5억3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현지 새 설비 가동도 애초 예정된 2015년 4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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