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20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여느 본회의와 다를 게 없었다. 질의자로 나선 의원은 준비한 대본을 그대로 읽었고 정부 측 답변은 사표를 냈지만 수리 전인 정홍원 국무총리가 맡아 맥이 빠졌다. '세월호'를 위한 임시 국회를 개원한 지 하루 만에 여야 의원이 모두 모여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대정부 긴급 현안 질의를 가졌지만 메아리 없는 넋두리만 남은 느낌이다.

세월호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어떤 의원은 지나치게 차분했고 또 다른 의원은 과하게 소리쳤다. 눈에 띄는 질문이나 대답도 없었다. 이날 본회의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회의 민낯을 스스로 드러낸 격이었다.


정치권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한 세월호 임시국회의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여야 의원이 모처럼 합심해 세월호 대참사의 진상 규명에 발 벗고 나설 듯 보였다. 정치권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에도 이번에는 다르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세월호 임시국회 과정과 결과를 보면 '무리수 국회'였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세월호 사고 수습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의원도, 정부도 속 시원히 내놓을 묘책은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구조 현장과 맞바꾼 소중한 시간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 정부 책임의 일환으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싶다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하는 게 차라리 파급력이 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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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회 3일째를 맞는 오늘도 본회의가 열린다. 사고 현장에 있어야 할 정 총리는 또 다시 국회에 불려와 '의원님'의 꾸중을 듣고 책임지지도 못할 "죄송하다. 재발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반복해야 한다.


지금은 평시 국회가 아닌 세월호 임시회 중이다. 정쟁에 휩싸여 세월호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도 못하는 무능한 국회의 맨얼굴을 또 보고 싶지는 않다. '세월호 대책'이라는 본질에만 충실한 세월호 국회가 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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