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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니도 찾아오는 30년 '가죽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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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히든챔피언]<53> 홍호식 지아이씨상사 대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고급화 전략, 100억대 매출…OEM 벗어나 자체브랜드 개발 목표
아르마니도 찾아오는 30년 '가죽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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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가죽 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3D 업종으로 밀렸다. 누가 요즘 가죽 사업을 하느냐 하겠지만 30년간 한우물을 판 홍호식 지아이씨상사 대표는 "유행은 돌고 돈다"며 가죽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19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30년간 회사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로 "욕심을 부려 물량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욕심을 버리는 게 장수 비결이라는 얘기다. 그는 "내가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백(100)인데 천(1000)을 꿈꾸면 뭐 하겠냐"며 "할 수 있는 양 만큼만 제대로 만들자는 게 처음 회사를 세울 때부터 가진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1986년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홍 대표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추구했다. 당시 우리나라 시장은 전세계 통용되는 가죽의류의 60%를 만들어 낼 정도로 호황이었다. 동종 업체들은 기계식 대량생산으로 제품을 찍어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홍 대표는 '싸구려 제품과 경쟁하면 당장은 돈을 벌어도 큰 미래는 없겠구나' 싶었다. 대신 고가의 제품을 만들어 팔자는 생각이었다.

"욕심 부리지 않고 남들이 100원짜리 100개를 팔때 나는 1000원짜리 10개만 팔면 된다고 생각했지. 다른 업체들과 달리 고급화 정책을 펼친 거야. 많은 물량을 처리하지 않아도 돼 제품들을 꼼꼼이 만들 수 있었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었지."

고급 제품을 만드는 곳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아르마니, 도나카란, 디젤 등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이 계약서를 들고 그에게 찾아왔다. 이탈리아 브랜드 베네통에선 일년치 넘는 물량을 요구하기도 했다. 엄청난 물량에 잠시 흔들렸으나 홍 대표는 밤새 고민 끝에 계약을 반려했다. 계약을 맺게 되면 다른 바이어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없게 돼 그간 쌓은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한 바이어 덕분에 홍 대표는 사업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시절 잠깐 어려웠지만 이후에도 10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9억5000만원. 2012년엔 100억원을 벌었고 그 전해에도 105억원을 거뒀다. 지아이씨상사가 30년을 버텨온 사이 한때 경쟁하던 100여개의 업체는 10개로 줄었다.

앞으로 미래를 위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을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는 홍 대표다. 그는 "지금도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판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브랜드로 한국을 알릴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겐 또 다른 꿈이 있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공장을 증축해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홍 대표는 "탈북자들도 우리처럼 손재주 좋은 것은 마찬가지"라며 "남북 합작품으로 세계 속에 코리아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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