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중심으로 신흥국 대출 급증…자국 저성장·저금리 탈피 대책
영국 은행 HSBC에 따르면 일본 은행권의 총 대출에서 해외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40%에 달했다. 4년 전 31%에서 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대출은 은행권 총 자산의 2.9%에서 5.4%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은행들의 동남아 대출 잔액은 1950억달러(약 200조1675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태국에 대한 대출이 796억달러로 1년 전보다 두배로 늘었다. 일본 은행들은 해외 대출과 함께 현지 은행 인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1·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1분기 스미토모미쓰이 파이낸셜그룹의 아시아 지역 대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난 4조9000억엔(49조389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대출에서 해외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1%에서 25%로 늘었다.
보유 현금이 많은 일본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크지 않은 것도 은행들의 해외 대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HSBC는 "일본 은행들은 이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현금을 깔고 앉아 있다"면서 "은행의 입장에서 자국 기업들을 잡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해외대출 증가는 실적 호조에 기여하고 있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의 1분기 순익은 6884억2000만엔으로 전년동기대비 23% 늘었다. 스미토모미쓰이 파이낸셜그룹과 미쓰비스UFJ 파이낸셜그룹 역시 이 기간 순익이 각각 5%, 16% 증가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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