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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반복·땡땡이'…고통을 예술로 승화 '쿠사마 야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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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튤립에 대한 사랑을 담아, 영원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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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ity Mirrored Room(무한 거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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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무한 반복과 땡땡이(도트) 무늬'. 다소 기괴하지만 독특하고 재밌다. 아시아 여성 대표 작가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지난해 대구미술관 기획전에 이어 올 초 상하이에서도 선을 뵀던 그의 작품이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비치돼 있다.

4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쿠사마 야요이'전이다. '환영', '강박', '무한공간, 무한증식', '물방울 무늬' 등의 상직적 코드로 표현되는 작품 총 120점이 대거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2015년까지 마카오, 타이페이, 뉴델리에서도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쿠사마 야요이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트 무늬를 통해 회화 뿐 아니라 퍼포먼스, 해프닝, 패션,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 자신이 강박과 환영 등 공황장애로 평생을 투병하며 정신질환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특유의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양식을 구축해왔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예술가가 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곤혹스러운 병, 불안신경증, 강박증과 편집증이 원인이다. 똑같은 영상이 자꾸 밀려오는 공포, 어둠 속에서 언제나 반복하면서 하나의 벽면을 타고 뻗으며 증식하는 하얀 좁쌀 같은 것이 보이면 넋이 둥둥 내 몸에서 빠져 나간다.…귀신에게 빼앗길 듯 싶은 넋은 스케치북 위에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잠깐 낮잠을 잔다. 아, 이것으로 오늘까지 나는 살아있다" 그의 고백이다. 무한이란 개념은 이런 광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있다. 작가는 강박과 환각을 치유하고자 무의식의 예술행위로 나아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 생인 쿠사마 야요이가 진행해 온 60년 동안의 작업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튤립에 대한 사랑을 담아, 영원히 기도한다)'라는 거대한 설치작품이 새롭게 선을 보였다. 최근 작가는 그로테스크한 요소를 잠재우고 보다 화사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작품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런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펌프킨(호박)

펌프킨(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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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펌프킨(호박)'도 나왔다. 물방울 무늬가 가득한 호박들은 1994년 나오시마에서의 공공 조각 설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소에 자리해 있다. 관용적으로 못생긴 이미지의 호박에 대해 작가는 자서전에서 "나는 호박의 넉넉한 순수함에 매료됐다"라고 밝혔었다. 그녀의 작품에서 호박은 더이상 '못 생긴 것'의 대명사가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전시장에는 또한 관람객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 체험해볼 수 있는 대형 작품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이 중 '무한 거울 방'이란 작품은 관람객이 자신의 모습이 끝도 없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무한 반복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65년 설치했던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자아의식을 멈추고 자기 소멸의 여정에 동행하는 것"을 의도했다.

이번 순회전을 기획한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쿠사마 야요이는 아시아 그리고 여성이란 위치에서 현대미술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작품이지만 전시장 마다 또 다른 느낌과 재미를 선사해 주는 것도 쿠사마 야요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문의 02-580-130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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