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세월호 화물량은 복원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적재량의 3.7배나 됐다. 배가 가라앉을 것 같으니 짐을 그만 실으라는 항해사의 항의가 묵살됐다. 특히 덩치가 크고 무거운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규정대로 고정시키지도 않은 채 배 앞 갑판 위에 적재해 배가 기울면서 바다에 추락했다. 화물을 초과 선적한 데다 단단히 결박하지도 않았으니 세월호는 출항 때부터 사고를 잉태한 셈이다. 그럼에도 선사와 선원들은 죽음에 직면한 승객들에게 대기하라는 방송만 한 뒤 구호 조치는 취하지 않은 채 화물량 조작 행위를 벌였다. 승객 안전은 도외시한 채 돈이 되는 화물로 수익을 올리려다 사고를 부른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섬들을 오가는 연간 승객은 1700만명. 주5일근무제가 정착하면서 연안여객 항로는 도서 주민의 교통편에서 관광항로로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연안 여객선사들은 20년 이상 된 낡은 선박에 과적ㆍ탈법 운항을 일삼으며 자주 사고를 내고 하루 벌어 하루 연명하는 후진적이고 영세한 구조다. 조선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연안해운 산업을 육성하고 해상안전 의식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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