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언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고당시 장면들이나 자극적인 상황들을 지나치게 보도하는 것 역시 피해자들의 안정감을 잃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안산에서 의료지원을 진행 중인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심리적외상관리팀장(정신과전문의)은 "언론에서 사실전달조차 제대로 안되면서, 걸러지지 않는 정보들이 엄청나 가뜩이나 불안하고 충격을 받은 실종자 가족들과 단원고 학생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더 부추겼다"며 "구조현황은 정확히 전달하더라도 여전히 사고당시 상황이나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구조된 학생 중 한명은 이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아직도 배 안에 있는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각급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이명수 서울시 재난심리지원센터장은 "애도의 의미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재발방지 차원에서 발표한 내용이라면 '넌센스'다. 상반기에는 못 가게 하고, 하반기에는 가게 할 건가"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앞으로는 재난대응체계가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도록 이번에는 제대로 고쳐서 다음번엔 같은 사고가 잃어나지 않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로 온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사회적 우울증까지 번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존 생활로 돌아가려는 노력과 함께 직접 피해당사자들에 대한 심리적 안정화와 경제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함께 이 센터장은 "피해자들이 이런 대형참사를 겪고 난 후 충격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것이 오히려 이상한데, 언론이나 전문가들조차 이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들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건 자제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제라도 유가족, 구조된 학생들, 주변 사람들 그리고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