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생 양의 체세포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핵이 제거된 다른 암양의 난자와 결합시켜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해 태어난 돌리는 동물복제를 이용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후 1998년 미국 톰슨 박사팀이 수정란 유래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처음으로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줄기세포 시대가 개막했다.
줄기세포 연구는 시작한지 50년에 불과한 만큼 세계 각국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세계 각국의 줄기세포 논문은 연평균 12.2%씩, 특허는 23%씩 늘었다.
미국은 또 지난해 오리건 보건과학대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기술을 사용한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대법원에서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규제도 대폭 완화됐다.
전통적 바이오 강국인 영국과 국가적으로 집중적 지원을 하는 중국이 줄기세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도 줄기세포 연구 역사의 획을 긋는 성과를 내놨다.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학 교수는 정상적인 성인 체세포를 거꾸로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2006년 개발해 노벨 생리의학상(2012년)을 받았다. 체세포 복제 방식과 달리 배아는 물론 난자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지만 유전자를 변형시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본에선 올해들어 이화학연구소(RIKEN)의 오보카타 하루코 박사팀이 만능세포라 불리는 자극촉발만능(STAP)줄기세포 논문을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철회하는 소동을 벌였다. 오보카타 박사는 일본 과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논문 조작 사죄로 '일본판 황우석'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아직까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초기 단계다. 성체줄기세포 분야는 활발한 임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용화는 갈 길이 멀고, 배아줄기세포도 이론적로만 '만능세포'로 가능할 뿐 아직 안정성이 입증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