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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약물중독 '사랑' vs 금단현상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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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성인 과학토크쇼 개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열정적 사랑은 일종의 약물중독 상태이고 이별의 아픔은 이른바 금단현상일까. 인류의 최대 관심사인 사랑과 이별을 두고 '과학 토크쇼'가 열린다. 그것도 '성인 전용'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국내최초 성인전용 과학 버라이어티쇼 '사랑의 과학-당신이 사랑할 때'가 오는 18~19일 저녁 7시30분 국립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열린다.

이번 '과학 토크쇼'는 우선 사랑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사람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들고, 평온한 사람을 끝없는 격정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사랑…. 이런 사랑의 감정에 대한 과학의 답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사랑이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뇌의 전기화학적 작용과 진화 과정에서의 유전자 활동에 깊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인전용 '과학 토크쇼'가 선보인다.

▲성인전용 '과학 토크쇼'가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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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세로토닌, 엔돌핀, 옥시토신 같은 다양한 호르몬들이 우리가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 버리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여러 영역들을 나눠 관장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탐구를 통해 열정적 사랑을 '일종의 약물중독 상태'라고 표현하기 까지 한다.

그렇다면 이별은?

담배를 피우다가 혹은 술을 자주 마시다 갑자기 끊게 되면 '금단 현상'이 나타난다. 손이 떨리고 뭔가 불안하고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를 말한다. 온갖 호르몬들의 활성화로 뇌가 이른바 '사랑이라는 약물중독상태'에 있다가 이별을 맞게 되면 당연히 금단현상이 뒤따른다는 게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이별의 금단현상'이라고 표현한다.
사랑은 우리가 겪는 감정 중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 감정 중 하나이다. 1975년 미국 국립과학재단에서 사랑에 대한 심리학 연구 지원을 결정했을 때 당시 미 상원의원이었던 프록스마이어는 "나는 그 해답을 알고 싶지 않다" 고 선언하기도 했다. 순수하고 숭고한 감정인 사랑을 과학의 메스로 들춰내는 것에 대한 격렬한 찬반논쟁이 있었다. 사랑은 과학으로 풀어낼 수도, 풀어냈어도 안 된다는 저항감이었다.

이번에 열리는 '사랑의 과학-당신이 사랑할 때'는 남녀관계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본 사랑의 정체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의 공연이다.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의 진행과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의 해설로 진행된다. '궁', '아일랜드' 등의 음악으로 잘 알려진 퓨전 밴드 '두번째 달'도 함께 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성인전용 과학 토크쇼여서 관심을 모으는 것이 사실이다. 사랑에 빠진 뇌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어떻게 번성하게 하는지 남녀가 서로 호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많은 질문들에 대한 과학적 답변을 음악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보여줄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사랑과 과학'이란 주제를 삼았다면 굳이 '성인 전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할 것이 있을까 싶다. 사랑은 나이와 시대를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다. 성인과 아이의 구분을 가른다는 게 조금은 거북하게 느껴진다. 성인들을 과학의 세계로 초대해 보겠다는 의지는 읽혀진다.

이제 과학도 변해야 한다. 국립과천과학관 등 국립과학관을 방문해 보면 '어른과 아이'가 따로 노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이들은 신나게 체험관들을 둘러보며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는데 어른들은 의자나 쉼터에 앉아 시큰둥한 모습을 보는 것은 일상이다.

아이와 어른이 같은 국립과학관이라는 공간에 있지만 마음은 서로 따로 노는 것이다. 국립과학관도 이런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 그것이 국립과학관에 던져진 숙제일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는 '나이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개발할 때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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