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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NFC…3년 '헛수고'

최종수정 2014.04.12 11:05 기사입력 2014.04.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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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서울 명동. 2011년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시범사업이 펼쳐진 곳이다. 정부는 200여개 가맹점에 NF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대적 홍보 이벤트도 펼쳤다. 최시중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은 "NFC 기술은 또 하나의 한류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한 업체를 방문해 NFC 기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한 업체를 방문해 NFC 기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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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기자가 명동의 대표적인 7개 화장품 가게를 취재한 결과 NFC를 통해 결제를 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뿐이었다. 대부분 NFC가 무엇인지도 모르거나 멤버십 가입 때만 잠깐 활용하는 정도였다. 유일하게 결제가 가능했던 가게도 단말기를 치워둬 직원이 계산대 서랍을 뒤져야했다. 직원은 "이걸로(NFC) 결제하는 사람은 2년 동안 딱 두 명 봤다"고 말했다.
정부가 NFC 결제시장을 키워보겠다고 선언한지 3년. 이 'NFC활성화 대책'은 지금 추진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기술 표준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주요 카드사와 통신사, 단말기 사업자가 모여 만든 NFC 연합체는 현재 업계의 소원수리창구 정도로 위상이 약화됐고 야심차게 시범사업을 벌인 서울 명동에서도 NFC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전국적인 단말기 보급 실적도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정부는 3년 전 마스터플랜을 통해 NFC결제기 보급률을 201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2년 기준 NFC결제 기능이 탑재된 POS단말기는 전체 단말 36만대의 15%인 5만5000대다. 이마저도 대형마트와 백화점, 커피프랜차이즈 위주로 보급돼 영세 소매점에서 NFC로 결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2년 이후 통계는 잡힌 바 없다.

2011년 당시 한 커피전문점에 설치됐던 NFC결제 단말기

2011년 당시 한 커피전문점에 설치됐던 NFC결제 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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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체들의 힘겨루기도 NFC결제서비스의 성장에 걸림돌이었다. 특히 통신사와 카드사 간 수수료를 둔 해묵은 갈등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통신사는 NFC결제가 가능한 USIM을 개통하면서 카드사에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데 카드사는 추가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모바일 결제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없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카드를 팔수록 통신사에 종속적인 구도로 가기 때문에 갈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통신사와 무관한 앱카드 홍보에 카드업계가 더 열을 올리는 이유다.
정부는 결제시장을 벗어나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버스도착안내시스템에 NFC 기술을 접목시키고 박물관 전시안내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에서 시작한 택시안심귀가서비스(NFC태그 기능을 활용해 승차 택시 정보를 지정해둔 사람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는 아이를 둔 부모와 여성으로부터 호응이 좋아 강원도 원주시, 경북 구미시 등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판이 커진 NFC 결제시장에 아직 정부의 역할이 남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드업계와 통신사 간 갈등처럼 업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지점이 존재하고 결제인프라 확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단 것이다. 다만 업계는 3년 전 NFC활성화 대책처럼 막무가내식 추진은 곤란하다고 전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3년 전 NFC대책은 정부 주도로 급하게 진행된 경향이 있다"면서 "사람들의 결제습관은 바꾸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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