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초 '독자 신당'을 밝혔을 때만 해도 새누리당은 야권분열을 통해 반사이익을 얻는 '어부지리(漁夫之利)' 전략을 썼다. 그러나 야권이 '제3지대 합당'이란 대형 이벤트로 체급을 올리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당 안팎에선 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고 '지도부 조기 교체' 등의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핵심 중진 의원은 최근 "안철수 대표가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새정치가 빨리 끝나겠구나' 생각했는데 청와대 방문한 것을 보고 '더 빨리 무너지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선거는) 베일에 쌓였던 안철수 '새정치'에 대한 평가를 받는 시간"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7일 "이번 선거에서 오히려 안철수 덕을 보게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당 창당 명분으로 삼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가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조차 호응을 받지 못했고, 신당 창당 과정에서 '새정치'의 이미지마저 퇴색하면서 강력한 야당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에 원희룡ㆍ남경필ㆍ정몽준ㆍ김황식 후보를 띄우면 이길 것으로 봤다"며 "서울시장 선거도 여권이 국정운영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몽준ㆍ김황식 두 후보 중 누가 나가도 이길 확룔이 70%는 된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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