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억대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분식회계 규모는 1조원대 육박할 듯
- 검찰, 이르면 7일 중 사전구속영장청구 방침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강덕수(64) 전 STX 회장을 두 차례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강 전 회장의 경영상 비리 혐의를 밝히는데 주력한 검찰은 이르면 7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온 강 전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냐', '정관계 로비를 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3000억원대 손실을 끼친 업무상 횡령·배임과 계열사 장부를 조작해 1조원대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영상 혐의를 입증한 후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검찰은 강 전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와 압수물·회계자료 분석, 전현직 임직원 진술 등을 통해 관련 혐의를 입증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신병확보를 위해 빠르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65) LG상사 부회장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10∼12년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총괄 회장을 맡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당시 직책을 고려할 때 횡령·배임 등 경영상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두터운 정·관계 인맥을 가진 이 부회장을 통해 정치권으로 자금이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회장 1차 소환(4일) 이전 이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STX 측은 강 전 회장을 포함한 전직 임원 5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 2월 STX본사와 주요 계열사 6~7곳, 강 전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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