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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눈]소치에서 돌아온 제자들, 스포츠는 감동이다

최종수정 2014.03.25 11:34 기사입력 2014.03.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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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국문학자이지만, 재직하는 직장이 스포츠특성화 대학인 덕택에 엘리트스포츠 문화와 함께 호흡하는 기회를 누린다.

며칠 전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재학생 선수들의 귀국 환영식이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생활관 식당에 운집한 재학생들 틈바구니에서 서 있었다. 국위를 선양하고 돌아온 재학생 선수들은 충분히 자랑스러웠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니 갓 입학한 열아홉 앳된 신입생에서부터 스물 두셋의 3,4학년 청년들이었다.

하지만 재학생 선수들은 예전처럼 메달을 따지 못했다며 고개 숙이는 이들이 아니었다. 발랄하게 웃는 선수들에게서 올림픽 자체를 즐기며 자신만의 역사를 써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나서 참으로 흐뭇했다.

메달 색깔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난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이번 동계올림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은 경기를 즐기면서 최선을 다했고, 국민들은 그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 진전된 면모는 분명 사 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인들을 감동시킬 유력하고도 성숙한 문화자산이 될 것이다.

스포츠는 여러 모로 나의 전공분야인 문학 연구와 상통하는 점이 많다. 스포츠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미적 실체는 무엇인가.

스포츠는 극한의 훈련을 통해 연마한 경기력을 경기장에서 펼치는 드라마틱한 텍스트이다. 이 텍스트는 영원한 승자도 없다는 자연의 냉엄한 철칙을 관철시키며 늘 새로운 전설을 창조해 낸다. 또한 이 텍스트는 역경과 수난을 딛고 무명의 설움을 벗어던지는 인생 역전의 생생한 드라마를 탄생시키고, 온갖 편견과 패배주의, 열세를 극복하며 일구는 역동적인 몸짓과 투지를 화면 가득히 담아낸다.

스포츠는 야만과 폭력, 온갖 술수와 편견에 맞서 승리하는 감동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과 예술에서 말하는 미와 그리 멀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스포츠는 문화이다.
유임하 한체대 교양과정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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