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신제윤 위원장은 해묵은 현안해결과 금융비전 제시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취임 초기부터 4대 현안 해결에 주력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개편 등이다. 이 문제들이 해결돼야 금융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신 위원장 복심이었다. 이는 정책 발표, 법안 발의로까지 이어졌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금융권의 고객 정보 관리 소홀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간 신 위원장이 추진해 온 많은 노력들이 여론과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묻혀 동력을 잃고 있는 점은 문제다. 정보유출 이슈 못지 않게 한국 금융수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정책들을 기대하고 있는 업계와 소비자들에게는 아쉽고 답답한 노릇이다. 금융위는 올해도 할 일이 넘쳐난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대기업은 연쇄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고 금융권 내 '나쁜' 규제도 촘촘히 살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신 위원장은 '뚜벅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금융위 간부들에게 "겸허한 마음으로 주어진 일을 흔들림없이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자신 역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돌발변수에 휩쓸려 주춤하기 보다는 지난 1년 간의 정책과 앞으로의 과제를 묵묵히 실행해가는 '뚜벅이 신제윤'을 기대해본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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