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약발 떨어지니…'교통 공약' 쏟아진다
-경기 침체로 단골 공약인 '개발 이슈' 흥행 어려워
-정치권, 생활 밀접한 '교통 공약' 주목하고 있어
-신도시 출현으로 '교통난 해소' 지자체 최대 현안인 것도 영향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6ㆍ4지방선거에서 단골 선거공약이었던 부동산 이슈 대신 교통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후보자들이 경기 침체로 뉴타운, 재건축 등의 개발 공약이 별 관심을 끌지 못하자 실생활에 밀접한 교통문제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김황식 전 총리는 23일 제1차 정책공약으로 신분당선 조기 착공을 발표했다. 강남ㆍ시청ㆍ은평뉴타운 구간을 조기에 완성해 강남과 시청을 10분대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같은 당 경선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도 지하철 3ㆍ4호선 직결 운행을 제시하며 교통 공약에 맞불을 놨다. 이 최고위원은 4호선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3호선 동대입구역을 연결하고 3호선의 무악재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을 잇는 구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신분당선 조기 착공에 대해 "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교통정책 대결을 예고했다.
용산 재개발로 개발 이슈를 띄우던 정몽준 의원도 곧 교통 정책 이슈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의원도 조만간 서울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도 버스 정책을 두고 후보자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포문을 연 건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다. 김 전 교육감은 2015년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무상버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의 공약에 같은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자인 원혜영ㆍ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협공에 나섰다. 원 의원과 김 의원은 대안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버스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버스공영제와 민간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되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하는 버스준공영제를 제시했다.
교통 공약은 호남ㆍ영남 등지에서도 후보자들의 핵심 공약으로 부상했다. 수도권 선거전이 교통 이슈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지방도 이런 흐름에 가세한 것이다.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유성엽 민주당 의원은 단계적 무료버스 실시를 공약으로 발표한 상태다. 전남지사 선거에 나선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100원 택시'를 내놓았다. 주민들이 필요할 경우 마을회관에서 콜택시를 불러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 갈 수 있는 수요응답형 교통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신도시들이 많아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출퇴근 교통난 해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뉴타운 등 개발 공약보다는 교통 정책이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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