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일방적으로 약속 깨…타 로스쿨생들 변호사 시험 합격률 낮아질까 우려
‘엄격한 상대평가’란 수강생의 25%에게 A학점, 50% B학점, 21% C학점, 4% D학점을 주도록 의무화한 학사관리 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로 인해 학생들은 학점을 받기 불리한 소수인원의 선택 과목을 기피하게 돼 결국 폐강되기도 하고 동점자들 사이에서 추가 쪽지 시험을 보는 등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엄격한 상대평가의 폐해는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른 대학 로스쿨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 ‘상위권’ 대학이 상대평가를 완화하면 더욱 다른 로스쿨 출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로스쿨의 1학년 학생 김모씨는 “서울대 로스쿨은 학교서열도 높아 좋은 인턴 자리를 다수 차지하는데 이제 학점까지 상향화되면 다른 학교 학생들은 취업에서 더 불리해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대학의 로스쿨 교수도 “로스쿨들이 협의를 통해 다함께 완화를 하든가 해야 하는데 서울대가 독자적으로 완화시켜버리니 당황스럽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취업에서 피해를 보게 할 수 없어 서울대를 따라가자니 지금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게 정해질까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인 신현윤 연세대 교수는 “지난 2월 말 전국 로스쿨 원장들 모임에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회원인 서울대 로스쿨이 나머지 로스쿨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완화한 것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감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며 “나머지 24개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결정할 때 엄격한 상대평가를 하기로 약속했으므로 당분간 이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엄격한 상대평가로 인해 비변호사시험 과목 등 특성화 과목 수업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교육부, 법무부 등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서 그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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