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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상대평가 완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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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일방적으로 약속 깨…타 로스쿨생들 변호사 시험 합격률 낮아질까 우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3월 개강 후 내년 변호사 시험을 앞둔 로스쿨 재학생들 사이에서 ‘상대평가’ 방식의 변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 ‘75%’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로스쿨들이 ‘엄격한 상대평가’를 시행키로 합의했는데 서울대가 이를 깨고 새학기부터 상대평가를 완화한 데다 고려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엄격한 상대평가’란 수강생의 25%에게 A학점, 50% B학점, 21% C학점, 4% D학점을 주도록 의무화한 학사관리 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로 인해 학생들은 학점을 받기 불리한 소수인원의 선택 과목을 기피하게 돼 결국 폐강되기도 하고 동점자들 사이에서 추가 쪽지 시험을 보는 등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엄격한 상대평가의 폐해는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이에 서울대 로스쿨은 필수과목 A, B 학점의 비율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되 D학점 강제부여 4%를 교수 재량부여 0~4%로 바꾸고 C학점 비율을 21~25%로 늘렸다. 다양한 전문분야를 탐색하는 선택과목의 경우 교수의 재량에 따라 A, B, C 학점 비율을 늘릴 수 있게 했으며 10명 이하 소규모 선택과목은 A학점 비율만 40%만 초과하지 않으면 돼 사실상 C, D학점이 아예 나오지 않을 수 있게 했다. 고려대 로스쿨도 이번 학기부터 영강의 경우 A학점 비율을 40%까지 늘리고 ‘+, 0, -’의 비율을 담당 교수가 재량껏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른 대학 로스쿨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 ‘상위권’ 대학이 상대평가를 완화하면 더욱 다른 로스쿨 출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로스쿨의 1학년 학생 김모씨는 “서울대 로스쿨은 학교서열도 높아 좋은 인턴 자리를 다수 차지하는데 이제 학점까지 상향화되면 다른 학교 학생들은 취업에서 더 불리해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대학의 로스쿨 교수도 “로스쿨들이 협의를 통해 다함께 완화를 하든가 해야 하는데 서울대가 독자적으로 완화시켜버리니 당황스럽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취업에서 피해를 보게 할 수 없어 서울대를 따라가자니 지금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게 정해질까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내년 초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있는 로스쿨 4기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K로스쿨의 3학년 학생 이모씨는 “올해부터 상대평가를 완화한다 해도 이미 2학년까지 마친 우리들은 크게 이익 볼 게 없는데 괜히 로스쿨들이 잇따라 상대평가를 완화해서 내년 변호사시험 합격률만 낮게 책정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인 신현윤 연세대 교수는 “지난 2월 말 전국 로스쿨 원장들 모임에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회원인 서울대 로스쿨이 나머지 로스쿨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완화한 것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감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며 “나머지 24개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결정할 때 엄격한 상대평가를 하기로 약속했으므로 당분간 이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엄격한 상대평가로 인해 비변호사시험 과목 등 특성화 과목 수업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교육부, 법무부 등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서 그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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