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양재2단지 시프트 전용단지 390가구 첫 선
서울 양재동 A중개업소에는 오늘도 전화상담이 이어졌다. 양재IC 인근에 들어서는 35층 높이의 아파트를 살 수 있느냐는 얘기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고파는 물건이 아닌 공공 임대아파트라고 반복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대 최고층 랜드마크 아파트라는 인식이 퍼지고 준공일이 다가오자 문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양재 212일대 2단지 시프트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3월 초 기준 공정은 97%를 넘긴 상태여서 입주는 이르면 5월 시작된다. 59㎡ 228가구, 84㎡ 114가구, 114㎡ 48가구로 구성돼 있다.
당초 양재동 사업지는 SH공사가 시프트 도입 후 처음으로 내놓은 전용단지로 주목받았다. 양재시민의 숲 북단에 위치한 102 일대 1단지와 남단의 212 일대 2단지로 나눠져 있으며 1단지는 지난해 8월 공사를 마치고 입주했다.
2단지는 1단지(231가구)보다 160여가구 많다. 용적률 185%를 적용받아 높이는 최고 층수는 35층이다. 이 일대에선 가장 높은 빌딩이다. SH공사가 최근 공급한 서초네이처힐(17층)보다 2배 높고, 앞서 공급한 1단지보다는 5층 더 높다.
입지적 강점 역시 전체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앞서 공급된 1단지는 말죽거리공원과 바우뫼공원, 양재시민의 숲 등 초대형 공원 3곳으로 둘러싸여 있고 2단지는 대형 공원을 비롯해 이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와 인접했다. 서울시가 시프트가 아닌 시유지 매각을 통해 민간 아파트를 공급했을 경우 강남권 최고가 분양가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매매와 전대가 불가능한 공공 임대주택인데도 양재2단지 시프트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외관 디자인이 차별적인 데다 마감재 등에서도 다른 임대단지와 차이를 보여서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400억원이 더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시프트로 지어지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임대나 매매를 물어보곤 한다"며 "골조 공사가 끝난 이후부터 문의가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일주일에 2~3번씩 걸려온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프트를 도입한 후 최대 규모로 첫 공개하는 전용단지로 한때 서초구에서 임대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며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고급형 임대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공실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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