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가 개혁에 직면했다. 그럴만하다. 승부조작, 입시비리, 심판매수, 무능행정. 터질 것은 다 터졌다. 지난 1월 문체부 특별감사에선 비리의 백태가 드러났다. 사업비 부풀리기, 물품 빼돌리기, 친인척 임원 앉히기 등 체육계 비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국제무대에서의 눈부신 성과와 달리 엘리트스포츠의 전망도 밝지 않다. 선수자원은 갈수록 줄고 있고 대학은 관심 받지 못하는 운동부를 폐지하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은퇴로 한국 피겨는 사그라질 듯하다. 한국 스포츠는 분명 시스템이 아닌 특출한 천재에 기대 연명해왔다.

문체부가 칼을 빼들었다. 제도개선을 맡을 '스포츠혁신위원회', 정책발굴에 나설 '스포츠3.0위원회'에 이어 검찰과 경찰, 국세청이 가세한 '범정부 스포츠혁신 특별 전담팀'을 출범시켰다. 또 다시 외부로부터의 개혁이다. 자정(自淨)하지 못한 체육계로선 수치를 느낄 만하다.


개혁은 위기지만 기회였다. 지난 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대표 사례로 지목받은 후 1여년의 시간은 폐부의 부끄러움을 고백하기에 충분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체육계는 자구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면피코자 복지부동했다. 안현수 귀화 배경에 여론이 들끓고 체육계 비리에 국민이 분노해도 대한체육회는 사죄하지 않았다. 그 흔한 입장 표명조차 없었다.

역사 속의 개혁은 성공과 실패로 나뉜다. 경영 평가하듯 성과에 치중한 개혁은 실패했다. 제도에 치우친 개혁 역시 미완이었다. '스포츠혁신위원회', '스포츠3.0위원회', '스포츠혁신 특별 전담팀'과 유사한 조직은 대한체육회에도 이미 존재한다. 문제는 역시 사람이다.


체육과 스포츠 역시 시대에 따라 기능과 효용이 변화한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엘리트스포츠의 새로운 돌파구는 무엇인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4천 달러 시대에 체육계는 새로운 스포츠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가? 인권과 복지, 스포츠 정의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기만 한다. 그래서 개혁은 시대를 보는 눈과 체육에 대한 철학이 먼저이다. 사람부터 바뀔 일이다.


[스포츠의 눈]체육계의 개혁, 우선 순위는 사람이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AD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