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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얀마 ‘민심 공정’…水電 공사 재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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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전력 90% 中서 사용…주민 피해ㆍ환경파괴 등 이유 반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건설공사가 중단된 지 3년째인 미얀마 이라와디강의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기 위해 중국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국유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최근 댐 건설로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주민에게 1인당 10만차트(약 10만7000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주민들이 이주할 주거단지는 인근에 이미 지어졌고 공사 초기에 300가구가 새 주거단지로 옮겼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또 지난해 12월 첫 사회책임보고서를 내놓고 미트소네 프로젝트가 환경에 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책임보고서는 수력발전소로 이 지역에 일자리 4만개가 만들어진다고 예상했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의 미얀마 현지 합작법인인 ACHC의 리광화(李光華) 사장은 최근 "미얀마 정부가 미트소네댐 건설 재개를 허용하면 주민들에게 공사와 관련해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공사 재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연합뉴스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전했다.

RFA는 미트소네댐이 착공된 북부 카친주(州)의 풍부한 자원에 관심이 높은 중국 정부가 홍십자회를 통해 카친족 난민에게 구호품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친족의 카친독립군(KIA)은 미얀마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얀마 정부와 KIA 사이에서 휴전 협정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미얀마 ‘민심 공정’…水電 공사 재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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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미얀마 전력부, 미얀마 최대 그룹인 아시아월드와 합작법인 ACHC를 설립해 2009년 말 미트소네 수력발전소를 착공했다. 모두 36억달러를 들여 완공해 2017년부터 연간 21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공사가 5% 진척된 상태에서 2011년 9월 건설을 중단시켰다.

미트소네 수력발전소는 미얀마 군부 정권의 '대중(對中) 굴욕 외교'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라고 비판받았다. 중국은 이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90%를 윈난(雲南)성에 끌어오고 나머지 10%를 미얀마가 활용하도록 하기로 미얀마와 합의했다. 미얀마는 전기가 닿지 못하는 주민이 전체 인구의 51%에 달한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집계한 전력 빈국이다.

게다가 미트소네댐 건설로 주변 소수민족 63개 마을 약 1만5000명이 생계의 터전에서 떠나야 하고 댐 건설이 이라와디강의 흐름을 막아 생태계 파괴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를 이슈로도 반정부 투쟁을 벌였다.

미얀마에서는 2010년 11월 군부 독재 20년 만에 총선이 실시돼 2011년 3월 민간으로 정권이 이양됐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민선 세인 대통령은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세인 대통령은 댐 건설을 취소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자신의 임기 중에는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미트소네댐에서 만들어지는 전력이 현재 미얀마 전체 전력사용량의 11배에 이른다며 이 프로젝트가 미얀마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얀마가 발전량의 10%만 사용하지만, 결코 미미한 양이 아니라는 말이다. 리광화 ACHC 사장은 "이 사업은 중국과 미얀마 모두에 중요하다"며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를 12개 나라에서 벌였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WSJ에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와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가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카친주 주민들의 반대는 누그러들지 않았다. 카친의 사회활동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다우 니오이는 "우리는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그들이 빼앗아갈 생계의 터전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트소네 수력발전소를 둘러싼 논란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더욱 시끄러워지게 됐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내년에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WSJ는 전했다.

수치 의원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치 의원은 현 정부가 미트소네 프로젝트에 대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카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질문을 받은 수치 의원은 "그건 세인 대통령에게만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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