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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학부모 되는 당신, 뭘 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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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해, 공부만 해, 엄마가 다 해 줄게"…"엄마,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자기 존중감·성취감 키우기가 중요…가족과 소통 늘려 정서 안정 도와줘야

첫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면 설렘과 불안이 엇갈리는 아이의 마음 못지않게 부모의 머릿속도 복잡해진다. 가족의 울타리에서 보호받던 아이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단체생활을 시작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듯 부모 역시 '학부모'라는 낯선 역할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부모의 마음가짐이 단단해야 아이도 씩씩하게 출발할 수 있다. 내 아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지,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지,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에 휩싸인 새내기 학부모를 위한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들어보자.
◆'보호자'를 넘어 '격려자'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아이는 아동기(7~12세)에 접어든다. 배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자기존중감과 성취감이 형성될 시기다. 이때 부모는 '보호자'나 '훈육자'를 넘어 '격려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남수 ㈔참교육학부모회 부지부장은 지난 13일 노원구청이 주최한 '새내기 학부모 설명회'에 강연자로 나서 "아이와 소통하는 부모가 되려면 아이도 부모도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부가 아이에게 관심을 쏟는 데 부모 중 누구 하나가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실 서울이문초등학교 교사는 "낯선 환경에 부딪힌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하는 것'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춘근 부광초등학교 교장을 팀장으로 하는 '2014 초중등 새내기 학부모 길라잡이 제작 TF(이하 길라잡이 TF)'를 구성해 지난 20일 '새내기 학부모 교실'을 열었다. 길라잡이 TF는 강연에서 "아이는 입학과 동시에 부모의 품 안에서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말은 안 돼요= "시키는 대로만 해" "여기서 여기까지 해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해, 다른 건 엄마가 다 해줄게" 등 주도성을 방해하는 말은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남수 부지부장은 "자신이 벌인 일을 스스로 책임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아이는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해결 능력은 문제집을 푼다고 생기지 않는다"며 "주관적이고 다양한 체험에 뛰어들도록 독려하라"고 했다. 길라잡이 TF는 "자녀와 함께 있을 때 다른 사람을 흉보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한다"며 "특히 아이 앞에서 학교나 담임선생님에 대한 의심이나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 말고 다른 …에 대해 말해봐'라는 식의 일방적인 화제 전환도 금물이다. '만약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식의 위협이나 '그래 너 잘났구나' 등의 조롱하는 말투도 주의해야 한다.
이때 익히 알려진 'I-message'가 효과적이다. "너 숙제 다 했어? TV만 보고 있으면 어쩌려는 거야, 정신이 있는 거니?"라는 말 대신 "네가 TV만 보고 있으니 숙제는 어떻게 하려는지 엄마는 걱정이 되네"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조성실 교사는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라며 어린이의 살아 있는 입말과 생각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교과서는 보통 '글씨 반듯하게 쓰기' '문법에 맞게 쓰기'를 강조하지만 "'너의 그런 말(글)은 틀렸다'는 지적보다는 천천히 아이에게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도 교육의 주체입니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갓 보낸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우수하고 뛰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를 다그치는 것이다. 조성실 교사는 "학부모는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교육을 위해 함께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이며 내 아이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은 결코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초등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경쟁이다. 점수로 매겨져 누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줄 세우는 시험들은 아이의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 조 교사는 "아이의 행복한 학교생활은 학교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가 많을수록 교육의 질도 높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소위 '밥상머리 교육'이 학교 교육의 연장선이라는 점도 잊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가족식사의 날'을 정해 일정한 장소, 같은 시간에 모인다. TV·휴대폰을 끄고 천천히 식사하며 학교 생활 전반에 관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는 식으로 열린 화제를 유도한다. 부모와 식사를 자주 하는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돼 부적응행동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언어구사 능력도 높아진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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