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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내겐 개인 싱크탱크가 있다…'브레인 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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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불만없이 집안일 시키기에서부터 로또 맞출 확률 높이는 법까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매일매일의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K양. 매일 퇴근길에 백화점에 들러서 신상 구두와 옷, 액세서리를 사는 것도 모자라 집에 가면 밤 늦도록 홈쇼핑 채널을 붙들고 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월급은 신용카드 할부금으로 매번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리고, 집에는 가격표조차 떼지 않은 옷이며, 가방, 화장품 등이 넘쳐났다. K양은 어떻게 하면 과소비를 줄일 수 있을까. 영국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니로 시바나탄 조직행동학 교수는 이렇게 조언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지위를 보여주는 상품을 구입해서 무너진 자존감을 보상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존감이 낮으면 신용카드를 함부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빚에 시달리고, 그러면 자존감이 더 낮아지면서 씀씀이는 더 헤퍼진다.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고가의 물건을 충동구매하기 전에 가족, 건강, 행복과 같은 가치있는 것들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관심의 초점이 다른 데로 쏠려서 사치품들의 가격을 이전보다 낮게 평가하게 될 것이다.
#매번 '살을 빼야지'하며 굳게 다짐하지만 음식의 유혹에 번번이 무너져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은 더욱 풍부하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케리 모어웨지 의사결정학 교수는 "특정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하면 실제 생활에서는 그 음식에 대한 식욕이 감소한다"며 '상상력'을 이용해 살을 뺄 것을 권장한다. 미국 여키스 국립영장류 엔구센터의 마크 윌슨 교수는 "삶에서 더 행복감을 많이 느끼면 과식의 충동이 사라진다"는 실험결과를 내놓는다. 또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브렌다 데이비 교수는 "12주간 실험한 결과, 식사 전 물을 마신 집단이 마시지 않은 집단보다 몸무게가 약 2kg이나 더 빠졌다"고 말했다.

신간 '브레인 트러스트'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우리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지혜와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나 이 책에는 노벨상, 맥아더 지니어스상, 국립 과학상 등을 수상한 93명의 과학자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100% 증명된 사실들만 들려준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그 내용은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학구적이지 않다. 오히려 간간이 유머를 곁들이면서 삶에 대한 자신들만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각 코너의 구성은 우리가 TV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류의 생활정보프로그램의 내용과 별다를 바 없다. 예를 들면 '남편이 불만 없이 집안일을 하게 하려면?', '짧은 시간에 이성에게 어필하기', '이베이에서 낙찰가 높이는 법', '로봇 같은 충성 만점 부하 만들기', '어떤 복권을 골라야 당첨이 될까' 등이다. 누구나 궁금해 할 법한 이 주제들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접근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생활의 조언들을 한 번 살펴보자. 먼저 이성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고, 이성이 찾아오게 하는 그런 데이트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대가 여러분에게 다가오면, 여러분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될 테니까 말이다. 또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한 가지 과제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여러 학습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이 높다. "정보를 다른 정보와의 관계를 통해 이해하면 학습효과가 더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상대의 진심을 비교적 수월하게 간파하는 방법도 있다. 첫 데이트가 끝나고 상대에게 "나중에 또 만날래요?"라는 가상의 질문을 할 때, 상대방이 뜸들이면서 '네'라고 말하면 '아니요'의 의미와 가깝다.

'브레인 트러스트'의 어원은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기간 자문 활동을 했던 대학교수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특정 인물의 전용 고문단으로서 정책집단 또는 두뇌집단을 일컫는다. 앞서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브레인 캔디'라는 책을 선보였던 저자 가스 선뎀이 이번에는 수많은 과학자들과의 130회에 걸친 인터뷰를 엮어서 '브레인 트러스트'를 선보였다.

저자가 연락했을 때 과학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컴퓨터학과 교수들은 이메일을 받으면 즉각 답신하거나 아예 감각무소식이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물리학자들은 농구, 자동차 경주, 항해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사회심리학자들은 자유로운 대화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가 잘못 인용될까봐 전전긍긍했다. 수학자들은 저자가 연락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워했으며,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이 실제 세계에 나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과학적 원리로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2부는 알수록 부자가 되는 생활 속의 과학을 알려주며, 3부는 즐거운 생활도 과학이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복권 당첨 확률을 높이는 공식'이나 '출장 시 최단거리 찾는 법'처럼 골치아픈 통계와 숫자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당장 실생활에 적용해도 될 만큼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니,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색다른 삶을 사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브레인 트러스트 / 가스 선뎀 지음 / 이현정 옮김 / 진성북스 / 1만5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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