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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증거 위조’ 뿌리 캐보니 개인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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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 총영사 발언, 국정원 직원 개입 의혹 증폭…검찰 “공증 개념 알고 답변했는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위조’ 의혹의 원인이 됐던 검찰의 증거 서류가 중국 선양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인사의 개인문서라는 답변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조백상 중국 선양주재 총영사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답변한 내용은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담고 있다. 검찰이 서울고등법원에 간첩 ‘증거 자료’로 제출한 중국 공문서는 이미 중국 대사관에 의해 ‘위조된 것’이라는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검찰이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은 자료가 공식 외교라인을 통한 문서인지,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한 것처럼 선양에서 일하는 국정원 쪽 인사가 확보한 개인 문서인지는 논란의 초점이었다. 국정원이나 검찰은 공식 루트를 통해 받은 문서임을 강조한 반면 변호인 쪽이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은 문서 출처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조백상 총영사는 검찰이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2건의 문서에 대해 “담당 영사가 내용의 여지를 번역하고 사실에 틀림없다는 걸 확인한 개인문서”라면서 “영사로서 (번역)했기 때문에 그에 공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의 대상인 이모 영사는 국정원 소속으로 알려졌다. 조백상 총영사는 이모 영사가 화룡시 공안당국과 직접 접촉하거나 전화통화 등을 통해 자료를 입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이모 영사가 공식 외교라인이 아닌 개인적인 루트를 통해 문서를 확보했다는 변호인 쪽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모 영사가 해당 문서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입수하는 과정에서 문서가 위조된 것인지, 아니면 이모 영사가 문서 위조에 관여했는지가 논란의 대상이다.

중국 선양의 국정원 쪽 인사가 의혹의 초점으로 공식적으로 부상하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를 맡은 검찰도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결국 국정원과 밀접하게 수사협조를 했던 서울지검 공안부 역시 주된 조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 지휘 계통에 있는 이들이 문제의 ‘위조문서’ 존재를 몰랐는지, 알고도 재판부 제출을 묵인했는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검찰 진상조사팀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조백상 총영사 발언에 대해 “확인작업 중이다. 오늘 국회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질문에 따라 뉘앙스가 바뀌고 있다”면서 “공증의 개념을 이해하고 답변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갑근 강력부장은 “문서의 진정성을 공인하는 게 공증인데 (조백상 총영사는) 개인문서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조백상 총영사 발언에 유감의 뜻을 나타낸 셈이다.

문제는 검찰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조사한 내용이 주요 팩트로 언론에 알려져야 하는데 거꾸로 다른 곳에서 알려지면 검찰이 이에 대해 논평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검찰이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발행한 문서라면서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국정원 직원이 개인 차원에서 구하거나 또는 만들었거나 한 것을 개인 차원에서 공증한 문서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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